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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RV의 조상을 찾아서, ‘봉고차’의 발자취
작성일 : 2019-03-22 조회수 9544

안녕하세요. (차)에 대한 (차)이를 만드는 (차)차차 차기자입니다.

카니발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산 RV입니다. 1998년 처음 등장해 22년째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죠최근에는 대형 SUV의 활약으로 예전 같은 인기를 보여주진 못하지만,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에서 카니발을 사용하면서 고급 이동수단으로 다시 조명받고 있습니다.



11인승 카니발 렌터카를 기사와 함께 대여하는 모빌리티 서비스 [출처: 타다]

카니발 등장 이전에는 원박스형 승합차가 지금의 미니밴 역할을 도맡아 했습니다대가족이 흔하던 1980년대에는 가족 이동에 꼭 필요한 존재로 큰 인기를 끌었죠.차체가 크지 않아 운전이 쉬웠으며 많은 사람이 탈 수 있어 실용성도 뛰어났습니다. 국내 원박스카의 역사는 1970년 말 현대가 1세대 포터를 기반으로 선보인 HD-1000 에서 시작되었지만, 본격적인 유행은 80년대 초 기아가 선보인 봉고 코치로부터 시작됐습니다.
 

 



기아 봉고(1981~1986)


1981년 기아 봉고 코치 [출처: 기아자동차]

2종보통 운전면허로 몰 수 있었던 9인승 봉고 나인 [출처: 기아자동차]


1981년 서슬퍼런 신군부 시절정부는 자동차 회사의 생산 차종을 제한하는 자동차산업 합리화 조치를 발효합니다중복 산업 투자 방지라는 명분에서 말이죠현대와 대우는 승용차만 생산하고기아는 5톤 미만 소형 상용차만 만들도록 했습니다.

기아 봉고의 바탕이 된 마쓰다 봉고 [출처: 마쓰다] 


어쩔 수 없이 승용차 사업에서 손을 떼야 했던 기아는 마쓰다의 '봉고트럭과 승합차를 한국에 가져와 면허 생산하여 판매를 시작합니다이른바 기아 봉고 신화의 시작입니다롱보디 모델을 바탕으로 9인승,12인승 봉고 코치를 출시했는데 그 인기가 가히 폭발적이었습니다.봉고는 본격적인 승합차를 사기에는 부담스럽고승용차를 사자니 아쉬운 사람들에게 큰 환영을 받았죠위기 속 기아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차로 평가받습니다.

 



기아 베스타(1986~1995)


기아 베스타 6인승 밴[출처: 기아자동차]

기아 베스타 [출처: 기아자동차]

기아 베스타 중기형 [출처: 기아자동차]


승합차 시장에서 확고한 기반을 다지게 된 기아는 1986 3월 봉고의 뒤를 이은 '베스타'를 내놓고 인기를 이어갑니다베스타는 '베스트(Best)' '에이스(Ace)'의 합성어입니다. 최고의 소형 승합차가 되겠다는 원대한 꿈을 이름에 담았죠.봉고는 소형 트럭에 기반한 탓에 뒷바퀴를 복륜으로 설계하는 등 여러모로 승차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하지만 베스타는 승객 중심의 설계를 지향하여 이러한 단점을 크게 개선합니다 또한 국산 승합차로는 처음으로 사륜구동 시스템을 장착했습니다.

 



현대 그레이스(1986~2003)


1986년 현대 그레이스 [출처: 현대자동차]

1986년 현대 그레이스 [출처: 현대자동차]

 현대 그레이스 중기형 [출처: 현대자동차]


봉고 돌풍에 깜짝 놀란 현대는 베스타가 출시된 같은 해에 그레이스를 내놓고 반격에 들어갔습니다미쓰비시의 3세대 델리카를 면허 생산한 것이며, 가격은 9인승 685만원,12인승 695만원이었습니다.큰 차체를 선호하는 국내 취향에 맞춰 오리지널 모델보다 더욱 길어진 게 특징입니다국산 승합차 최초로 4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하는 등 편의성도 돋보였습니다.  덕분에 그레이스는 봉고의 오랜아성을 단숨에 뒤흔드는 차종으로 급부상했습니다.
 


아시아 토픽(1987~2000)


아시아 토픽 [출처: 기아자동차]

아시아 토픽 [출처: 기아자동차]

한편 기아의 계열사였던 아시아자동차도 1987년 원박스형 승합차 시장에 뛰어듭니다베스타 차체를 더욱 늘려 15인승으로 개발한 형제차 토픽입니다토픽은 베스타의 앞모습과 뒷모습을 살짝 바꿔 다른 모델처럼 판매되었습니다주로 교회나 학원 등 여러 사람을 태워야 하는 기관에서 사랑을 받았지요. 결국 승합차 시장은 쌍용이 이스타나를 내놓은 1995년까지 기아 베스타현대 그레이스아시아 토픽 세 모델이 시장을 삼분합니다.
 



쌍용 이스타(1995~2004)



쌍용 이스타나 [출처: 쌍용자동차]

이즈음 승합차 시장에 매력을 느낀 쌍용은 메르세데스-벤츠와 기술 제휴를 통해 만든 이스타나를 선보입니다.메르세데스 벤츠가 쌍용에 디젤 엔진 기술을 주는 대신 쌍용은 벤츠의 노후된 승합차를 새롭게 개발하는 조건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스타나가 수출할 때는 벤츠 엠블럼을 달고 나가게 됩니다무쏘, 코란도와 같은  직렬 5기통 2.9L 디젤 엔진을 얹었으며, 승합차로는 처음으로 앞바퀴굴림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가격은 경쟁 모델보다 비싼 편이었습니다. 9인승 1,056만원, 12인승 1,071만원, 15인승 1,249만원의 가격표가 붙었죠. 


기아 프레지오 [출처: 기아자동차]

같은 해 기아는 독자 기술을 활용해 만든 베스타 후속 모델 '프레지오 (Pregio)를 선보였습니다선루프승용차 방식의 사이드미러 등 승용차의 분위기를 강조한 게 특징이었죠한편 2년 뒤인 1997년 현대는 스타렉스를 출시합니다앞이 돌출된 차체는 원박스카보다 전방 충돌 안전성이 뛰어났고세련된 디자인을 자랑했습니다9인승, 12인승, 15인승 모델에 이어 사륜구동 모델도 추가되었지요.이때까지 원박스형 승합차에 익숙했던 국내 소비자는 스타렉스의 멋진 디자인에 반해 앞다퉈 구매에 나섭니다원박스형 승합차 시장의 판도를 뒤집는 계기가 됐죠
 

기아 카니발(1998~)


1998년 기아 카니발 [출처: 기아자동차]

국산 최초 미니밴인 카니발은 1998년 처음 등장합니다그동안 국내에 없었던 새로운 차종이었죠.카니발은 포드 윈드스타를 벤치마킹해 만든 전형적인 미국형 미니밴입니다앞바퀴굴림 중형차를 바탕으로 넓고 쾌적한 실내를 빚었습니다이때부터 상용 성격의 원박스카와 고급 상용을 지향하는 스타렉스승용 RV 카니발로 차종 구분이 뚜렷해집니다
 
현대 트라제XG(1999~2008)

현대 트라제 [출처: 현대자동차]

현대가 만든 미니밴은 카니발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랐습니다. 1999년 출시한 트라제 XG는 유럽식 MPV를 지향합니다미국형 미니밴과 비교하면 차체도 작고 뒷문도 일반적인 스윙도어를 적용했죠또한 디젤이 주력인 카니발과 달리 V6 2.7L LPG 엔진을 얹은 모델도 많이 판매되었습니다또한 우적 감지 와이퍼 등 에쿠스에 탑재된 다양한 편의사양을 적용해 고급형 미니밴으로 포장합니다그랜저XG와 똑같은 서브네임을 사용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정부의 원박스카 안전 규제 강화로 잇따라 단종

현대 스타렉스 전기형/후기형 [출처: 현대자동차]

원박스카의 종말은 뜻하지 않게 찾아왔습니다. 2004년 정부가 원박스카 승합차를 대상으로 안전규제에 나섰기 때문입니다정부는 스티어링 휠이 앞바퀴보다 전방에 배치된 원박스카를 전방조종자동차라 분류하고 이 차종의 충돌 안전도를 높일 것을 요구합니다. 이 차들은 전방 충돌 시충격을 흡수하는 공간이 따로 없는 까닭에 하반신 상해와 사망 위험이 무척 높았으니까요이후 원박스카는 전부 단종하게 되었으며카니발과 스타렉스만 살아남습니다

2018년 기아 더 뉴 카니발 [출처: 기아자동차]

현대 쏠라티 [출처: 현대자동차]

현재 국내 미니밴 시장은 더욱 치열해졌습니다. 현대 팰리세이드가 넉넉한 실내 공간을 무기 삼아 미니밴 수요를 빼앗아 가고 있으며, 북미형 미니밴의 노하우가 풍부한 토요타와 혼다의 수입 미니밴이 카니발 고객을 유혹하고 있죠그러나 중고차 시장에선 여전히 15인승을 찾는 사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다인승차 수요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얘기입니다현대가 스타렉스보다 큰 미니버스 쏠라티를 내놓았지만비싼 가격과 큰 덩치로 인해 판매가 많지 않습니다서민의 발이 될 다인승 승합차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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