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가 브랜드 최초이자, 유일의 SUV 모델 벤테이가의 허리 길이를 180mm 늘여 뒷좌석 공간을 한층 여유롭고 호화롭게 꾸린 벤테이가 EWB를 국내 출시했습니다. 길이가 늘어난 게 대수냐고요? 벤틀리 설명에 따르면 무려 2,500개 부품을 새로 설계했다고 합니다. ‘자동 온도 감지 시스템’, ‘자세 조정 시스템’으로 안락성을 끌어올렸고, ‘파워 클로징 도어’, ‘벤틀리 다이아몬드 일루미네이션’, ‘뮬리너 콘솔 보틀 쿨러’ 등 최고급 장비로 실내공간을 한층 고급스럽게 꾸몄습니다. 뒷좌석은 제트기 일등석에서 영감을 얻은 ‘벤틀리 에어라인 시트’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SUV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 기미가 없습니다. 이제 벤틀리 왕국 왕좌에 SUV가 앉는다 해도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더 기다란 차체 안에 더욱 고급스러운 장비를 가득 담아 단종한 뮬산을 잇는 차세대 벤틀리 플래그십 자리를 노리는 본격 쇼퍼드리븐(운전사가 운전하고 VIP가 뒷좌석에 앉는) SUV, 벤테이가 EWB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목차>
1. 오직 VIP만을 위해! 휠베이스 180mm 확장
2. 개인용 제트기를 도로 위로! 벤틀리 에어라인 시트
3. 기사님은 운전만! 호화로운 자동문, 파워 클로징 도어
4. 최고출력 550마력, 제로백 4.6초. 달리기도 제트기급
5. 시작가는 트림에 따라 3억 4,030만 원, 3억9,390만 원
6. 롤스로이스 컬리넌,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LWB와 비교
1. 오직 VIP만을 위해! 휠베이스 180mm 확장
벤테이가 EWB는 지난 2017년 국내에 공식 출시된 벤테이가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신모델입니다. 모델명의 EWB는 익스텐디드 휠베이스(Extended Wheelbase)의 줄임말로 ‘휠베이스를 확장한 모델’이라는 의미죠. 차체 길이는 5,305mm, 휠베이스는 3,175mm. 기본형 벤테이가보다 길이가 161mm, 휠베이스가 180mm 더 깁니다. 변화의 핵심은 차체 뒤쪽입니다. 기본형보다 늘어난 길이가 모두 B필러와 뒤필러 사이, 즉 뒷좌석 공간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죠. 운전자가 아니라 뒷좌석에 앉을 VIP를 위한 차라는 분명한 주장입니다. 그 결과, 넓은 뒷문을 열면 한층 여유로운 공간이 펼쳐집니다. 벤틀리는 이 확장된 뒷좌석 공간을 위해 언더플로어, 사이드 패널, 도어, 루프를 비롯한 2,500개 이상의 부품을 완전히 새로 설계했다고 합니다.
2. 개인용 제트기를 도로 위로! 벤틀리 에어라인 시트
머리 공간이 넉넉한 SUV의 허리를 늘여 무릎 공간까지 대단히 넉넉합니다. 벤테이가 EWB의 뒷좌석에는 독립식 시트 2개 사이에 중앙 시트 1개를 더한 4+1 시트 구성이 기본입니다. 독립식 시트는 16 방향으로 조절이 가능하며, 열선 및 통풍 기능과 5가지 마사지 기능을 기본으로 마련했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경우 호화로운 분위를 살짝 내려놓고 성인 3명이 편안하게 탑승할 수 있는 벤치 타입 2열 시트도 선택 가능합니다.
하지만, 늘어난 2열 공간을 가장 잘 활용하고 싶다면 최상급 시트 스펙인 ‘벤틀리 에어라인 시트’ 옵션을 선택해야 합니다. 프라이빗 제트기의 일등석 시트에서 영감을 받은 벤틀리 에어라인 시트는 일반적인 독립식 시트보다 더욱 편안한 착좌감과 최상의 편의 기능을 담아냈습니다. 일반 독립식 시트보다 더 두툼하고 부드러운 조절식 사이드 볼스터와 쿠션을 갖췄고, 좌우의 시트에 각각 헤드레스트, 쿠션 연장을 비롯한 22방향 조절 기능 덕분에 착좌감이 더 뛰어나고 체형에 맞춘 섬세한 조절이 가능합니다. 벤틀리 에어라인 시트는 최고의 안락성에 집중한 ‘릴렉스 모드’와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비즈니스 모드’ 두 가지 설정을 지원합니다. 릴렉스 모드에서는 에어라인 시트가 40도까지 리클라이닝 되고, 최고급 가죽 및 카펫으로 꾸며진 풋레스트가 펼쳐집니다. 뒷좌석 탑승자는 여객기 퍼스트 클래스에 탑승한 듯한 편안한 자세로 휴식할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모드에서는 업무를 보기에 적합하도록 시트가 정위치로 이동합니다.
벤틀리 에어라인 시트 옵션 선택 시 ‘자동 온도 감지 시스템’과 ‘자세 조정 시스템’이 들어갑니다. 자동 온도 감지 시스템은 실내 온도와 시트 표면 습도를 실시간으로 측정, 에어컨과 히터는 물론 열선 및 통풍 기능을 부위별로 독립 제어해 능동적으로 탑승자에게 쾌적하고 안락한 환경을 제공하는 편의 기능입니다. 탑승자는 자신의 기호에 따라 희망 온도를 6단계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자세 조정 시스템은 시트 표면에 가해지는 압력을 지속적으로 감지해, 3시간 동안 총 177가지 다양한 자세로 변화해 장시간 주행 시 탑승자의 피로감을 줄여줍니다.
3. 기사님은 운전만! 호화로운 자동문, 파워 클로징 도어
이제 기사님 뒷좌석 문을 닫아줄 필요가 없습니다. 테슬라 모델 S와 X, 롤스로이스 고스트, BMW 7시리즈에 이어 벤테이가 EWB에도 자동문이 달립니다. 벤틀리 브랜드 최초로 벤테이가 EWB에 달린 ‘파워 클로징 도어’ 덕분에 센터콘솔 뒤쪽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전동으로 리어 도어를 닫을 수 있습니다. 버튼을 조작하지 않더라도 가볍게 문을 미는 것만으로 파워 클로징 기능이 작동하고, 문을 열 때도 전기모터가 힘을 더해 힘들이지 않고 커다란 문을 열 수 있습니다.
그 밖에 실내에 벤테이가 EWB에 새로 도입한 ‘벤틀리 다이아몬드 일루미네이션’ 앰비언트 라이트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데, 1열 도어에 각각 12개, 2열 도어에 각각 22개의 LED 광원이 다이아몬드 형태로 삽입됩니다. 최상급 가죽에 수작업으로 박아 넣은 LED는 벤틀리의 상징적인 다이아몬드 패턴을 은은한 빛으로 구현합니다. 또 뒷좌석에는 폭포수를 형상화한 ‘워터폴 일루미네이션’이 적용해 럭셔리한 분위기를 더합니다.
뒷좌석에 독립식 시트 또는 벤틀리 에어라인 시트를 적용한 경우 뮬리너 장인이 제작한 ‘뮬리너 콘솔 보틀 쿨러’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데요. 750ml의 병을 보관할 수 있는 보틀 쿨러에 컴브리아 크리스탈 글래스 2개를 함께 제공합니다.
4. 최고출력 550마력, 제로백 4.6초. 달리기도 제트기급
파워트레인은 기본형 벤테이가와 동일합니다. 최고출력 550마력, 최대토크 78.5kg?m의 힘을 발휘하는 V8 4.0L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네 바퀴를 굴립니다. 차체 무게가 2,514kg에 이르지만,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 시간은 4.6초, 최고시속은 290km로 결코 민첩성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2,000rpm부터 최대토크를 발휘해 4,500rpm까지 유지하고, 8단 자동변속기는 거의 감지할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럽게 변속해서 부드럽고 호쾌하게 달릴 수 있습니다.
매끄러운 주행 감각을 강화하기 위해 첨단 기술을 대거 투입했습니다. 우선 48V 전자식 안티-롤 컨트롤 시스템 ‘벤틀리 다이내믹 라이드’를 기본 적용해 탁월한 코너링 성능과 고속 안정성을 구현합니다. 벤틀리 라인업 가운데 플라잉스퍼에 처음 들어간 ‘전자제어식 올 휠 스티어링’이 기본입니다. 전자제어식 올 휠 스티어링 기능은 저속에서는 앞바퀴와 반대 방향으로, 고속에서는 같은 방향으로 뒷바퀴를 조향해 주행 편의성과 고속 안정성을 모두 챙기는 기능입니다. 덕분에 차체가 180mm나 늘어난 벤테이가 EWB의 회전반경은 기본형 벤테이가보다 7% 작은 11.8m에 불과하죠.
5. 시작가는 트림에 따라 3억 4,030만 원, 3억9,390만 원
벤테이가 EWB는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아주르’, ‘뮬리너’ 두 가지 트림을 고를 수 있습니다. 아주르는 우아한 웰빙을 콘셉트로 구성된 모델로, 벤테이가 EWB의 쾌적하고 여유로운 주행 감각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플래그십 세단에서 영감을 받은 세로형 ‘버티컬 베인 그릴’과 ‘브라이트 크롬 매트릭스 로워 그릴’이 기본이고, 22인치 휠을 답니다. 최고의 럭셔리 감성을 지향하는 뮬리너는 벤틀리 비스포크 전담 부서 뮬리너가 직접 엄선한 최상급 옵션을 대거 투입한 고급화 트림입니다. 뮬리너 전용 ‘더블 다이아몬드 매트릭스 그릴’과 22인치 뮬리너 전용 휠, 뮬리너 셀프 레벨링 휠 배지를 기본이죠. 벤틀리 에어라인 시트와 벤틀리 다이아몬드 일루미네이션 또한 기본 구성입니다. 국내 판매 가격은 아주르가 3억 4,030만 원, 뮬리너가 3억 9,390만 원부터 시작합니다.
6. 롤스로이스 컬리넌,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LWB와 비교
하지만 이미 시장에 출시해 벤틀리 벤테이가 EWB를 기다리는 라이벌이 만만치는 않습니다. 럭셔리카의 최정점에 있는 브랜드 롤스로이스가 내놓은 SUV 컬리넌과 ‘사막의 롤스로이스’라고 불리던 레인지로버의 롱휠베이스 모델 레인지로버 LWB가 외나무다리에서 기다리고 있죠. 길이×너비×높이가 5,341×2,164×1,835mm인 컬리넌은 특별히 휠베이스를 늘인 모델이 없지만, 그 자체로 벤테이가 EWB와 레인지로버 LWB보다 길고, 넓고, 높습니다. 휠베이스 역시 3,295mm로 벤테이가 EWB보다 120mm, 레인지로버 LWB보다 98mm 더 깁니다. 어마어마한 차체 크기만큼이나 무게 역시 세 모델 모두 무겁습니다. 컬리넌과 레인지로버 LWB가 2.7톤이 넘는 데 비해 벤테이가 EWB는 2.5톤으로 그나마 가벼운 편입니다.
엄청난 차체 무게를 감당하기 위해 세 모델은 모두 요즘 유행하는 듀얼클러치 변속기 대신 내구성 좋은 8단 자동변속기를 선택했고, 네 바퀴를 굴립니다. 엔진 크기 역시 V12 6.7L 트윈터보 엔진을 품은 컬리넌이 가장 큽니다. 벤테이가 EWB에는 V8 4.0L 트윈터보 엔진이 들어가고, 레인지로버 라인업에서 이 두 모델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등급인 SV P615 LWB에는 V8 4.4L 트윈터보 엔진이 들어갑니다. 그러나 롤스로이스의 대배기량 엔진은 어디까지나 힘들이지 않고 부드럽게 힘을 발휘하기 위한 수단일 뿐입니다. 따라서 최고출력은 615마력을 내는 레인지로버 SV P615 LWB가, 최대토크는 78.5kg·m를 발휘하는 벤테이가 EWB가 가장 강력하고 컬리넌(블랙배지 아닌 기본형 기준)은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셋 중 가장 약합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 시간 역시 다른 두 모델이 4.6초로 동일하고, 컬리넌은 5.6초로 가장 느립니다.
VIP가 앉을 뒷좌석은 다른 두 모델도 앞서 설명한 벤테이가 EWB에 못지않습니다. 레인지로버 SV P615 LWB는 랜드로버 맞춤제작 부서 SVO(Special Vehicle Operations)팀의 손길을 거친 초호화 모델입니다. 특히 SV 시그니처 스위트 옵션을 선택하면 4인승 시트 배치로 SV 인테리어의 정점을 보여주죠. 독립형 2인승 시트와 1.2m가 넘는 레그룸을 자랑하는 퍼스트 클래스 수준의 뒷좌석에는 SV 모델 전용 13.1인치 뒷좌석 엔터테인먼트 스크린과 고성능 헤드폰을 적용했습니다. 2열 시트 센터콘솔에 자리한 8인치 터치스크린 컨트롤러를 통해 SV 시그니처 스위트에만 들어가는 전동식 테이블과 컵홀더, 그리고 전동식 냉장 박스 등을 포함한 뒷좌석 환경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롤스로이스 컬리넌은 힌지가 뒤에 달린 코치도어로 뒷좌석에서 내리는 VIP 모습까지 품격 있게 지켜줍니다. 실내에 고산지대에서 방목한 소 10마리분의 최고급 가죽이 들어가고 2열 팔걸이에 위스키 잔과 디캔더, 샴페인 글라스, 아이스박스를 마련했죠.
벤테이가 EWB는 놀라운 수준의 고급 감성과 특별한 가치를 담은 럭셔리 SUV입니다. 하지만 벤테이가의 기존 플래그십 모델인 뮬산을 대체하는 맞춤형 모델이라기보다는 기본형 벤테이가의 변형 모델이라는 인상이 강합니다. 따라서 정통 쇼퍼드리븐 플래그십과 같이 브랜드를 대표하는 얼굴로 보기는 어렵죠. 벤테이가 EWB가 판매량, 매출, 수익성 기록을 계속 경신하고 있는 벤틀리에 사업상 성취를 불러올 모델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선 벤틀리 라인업이 한때 누렸던 독보적인 럭셔리 플래그십으로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나날이 풍성해지는 쇼퍼드리븐 SUV 시장의 앞으로의 발전상이 사뭇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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