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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키, 쇠막대에서 스마트폰으로 진화하다
작성일 : 2019-05-08 조회수 2430
안녕하세요. (차)에 대한 (차)이를 만드는 (차)차차 차기자입니다.

요즘은 자동차 키를 꺼낼 일이 드뭅니다. 소지하는 것만으로 도어 잠금을 해제하고 시동까지 걸 수 있는 스마트키가 보편화되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키를 꺼내기 위해 가방을 뒤적거리던 일은 벌써 옛날이야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사실 자동차 키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자동차가 발명된 이후 수십 년이 지나서야 세상에 등장했죠.




■ 쇠막대기로 시동을 걸다

초창기 자동차는 키가 따로 없었습니다. 1886년 세계 최초의 내연기관 자동차인 칼 벤츠의 3륜 특허차는 차체 후미에 있는 플라이휠을 손으로 돌려서 시동을 걸었습니다. 배기량 984cc의 작은 엔진은 출력이 0.9마력밖에 안되는 탓에 지름이 큰 플라이휠이 달려있었는데요. 원판이 넓은 덕분에 보다 쉽게 시동을 걸 수 있었습니다.


플라이휠은 상하 피스톤 운동의 불연속성을 보완해주는 관성원반이다 [출처: 메르세데스-벤츠]

이후 등장한 장치는 앞범퍼에 끼우는 ‘└┐’모양의 쇠막대입니다. 운전자가 엔진 구동축에 물려있는 이 쇠막대(크랭크 핸들)를 돌려 시동을 걸었습니다. 이때부터는 차와 엔진의 크기가 만만치 않았으므로 시동을 거는 데도 큰 힘이 들었습니다. 건장한 남성이 온 힘을 다해 크랭크 핸들을 돌려야만 했죠. 만약 잘못해서 크랭크 핸들을 놓치기라도 한다면 부상을 입을 수도 있었습니다.


차 앞의 크랭크 핸들을 돌려 시동을 걸었다

직류식 전기 모터로 엔진을 구동하는 스타터

그 후 발명된 물건이 직류식 전기 모터를 플라이휠에 연결한 버튼식 셀프 스타터입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버튼만 누르면 시동을 걸 수 있게 되면서 많은 이들이 오너드라이버로 합류하게 됩니다.

■ ‘턴키 스타터’의 발명


세계 최초로 턴키 스타터를 장착한 크라이슬러 임페리얼(1949) [출처: 크라이슬러]

키를 꽂고 시동을 거는 ’턴키 스타터’는 1949년 크라이슬러의 고급차 뉴요커와 임페리얼에 최초로 적용합니다. 아직도 저가형 승용차와 상용차 그리고 군용차에서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 방식이죠. 만들기도 쉽고 제작 비용도 저렴한 턴키 스타터가 세상에 나오면서 자동차 도난율이 크게 줄어듭니다. 다만 키의 금속 막대를 절삭 패턴으로 가공한 까닭에 눈대중으로도 쉽게 복제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 자동차 도난 막는 이모빌라이저


자동차 키 손잡이에 내장된 이모빌라이저 트랜스폰더 칩

1990년대 들어서는 원격으로 차의 문을 잠그고 열 수 있는 리모트키가 대중화됩니다. 일부 차종의 경우 시동까지 끄고 켤 수 있었죠. 처음에는 고급차 위주로 탑재되었는데요. 이러한 기능이 없는 차를 위해 개발한 애프터마켓 제품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한때 국내에서도 자동차를 출고하면 대부분 빠짐없이 리모트키를 장착하곤 했죠. 비슷한 시기, 자동차 키는 도난방지에 특화된 전자 기술을 접목하게 됩니다. 바로 이모빌라이저입니다. 이모빌라이저는 자동차 키에 내장된 이모빌라이저 트랜스폰더 칩이 ECU와 암호화된 신호를 주고받아 서로 일치했을 때만 비로소 시동이 걸리는 보안장치입니다.


적외선으로 통신하는 벤츠의 자동차 키

같은 모델도 차마다 보안 코드가 다르기 때문에 열쇠의 쇠뭉치를 복사했더라도 이모빌라이저 신호와 일치하지 않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습니다. 유럽과 미국에서 자동차 도난을 막는데 큰 역할을 하면서 과거에는 보험사가 이모빌라이저를 탑재한 차의 보험료를 할인해주기도 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포르쉐가 개발한 자동차 키는 비슷한 원리의 적외선 통신을 사용합니다.

■ 자동차 키, 디지털 기술을 품다


최초의 스마트키 ‘키리스고’를 탑재한 S클래스(1999) [출처: 메르세데스-벤츠]

기어레버 금속 버튼으로 시동을 거는 ‘키리스고’ [출처: 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벤츠는 1999년 첨단화된 S클래스(W220)를 출시하면서 특별한 기능을 소개합니다. 자동차 키를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자동차에 출입하고 시동까지 거는 ‘키리스고(Keyless Go)’입니다. 당시 국내에는 주파수 사용 문제로 정식수입 되지 못했지만, 직수입 차를 중심으로 탑재되어 판매됩니다. 원리는 도어핸들에 위치한 센서, 실내 및 트렁크에 탑재된 센서를 통해 자동차 키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트렁크 안에 스마트키가 있다고 감지될 경우 트렁크가 잠기지 않는 기능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국산차는 2000년대 중반부터 스마트키가 탑재되었으며 이후 국내 기업이 생산하면서 소형차까지 확대 적용됩니다.

스마트키를 적용한 뉴 오피러스(2006) [출처: 기아자동차]

도어핸들에 부착한 센서가 스마트키를 인식한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스마트폰을 자동차 키로 사용하는 디지털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볼보가 처음 도입한 뒤로 국내에는 신형 쏘나타 DN8이 얼마 전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스마트폰의 NFC 기술로 자동차와 통신하는 원리로 수 cm의 짧은 거리에서만 통신이 가능합니다. 교통카드와 스마트폰 오프라인 결제 기능도 같은 기술에 기반합니다.


NFC 기술로 차와 통신한다 [출처: 볼보]

신형 쏘나타스마트폰 디지털키 [출처: 현대자동차]

스마트폰 디지털키는 최대 3명까지 자동차 사용권한을 공유할 수 있으며, 사용자마다 시트 메모리, 오디오 주파수 저장 기능 등 다양한 개인 사양을 기억합니다. 이 밖에도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수백km 떨어진 곳에서도 원격으로 차 문 제어와 시동을 명령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누적 주행거리, 연비 확인, 연료 잔량, 타이어 공기압 상태 등 각종 차량 상태를 확인할 수 있죠.

■디바이스로 발전한 자동차 키

원격으로 전진/후진 주차가 가능한 BMW 키 [출처: BMW]

자동차 키가 디바이스로 발전한 경우도 있습니다. BMW는 7시리즈(G11)를 공개하면서 작은 컬러 LCD를 품은 자동차 키를 선보였습니다. 트립컴퓨터 정보와 차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심지어 운전자가 없이 전진과 후진까지 명령할 수 있는 작은 단말기입니다. 원격 주차지원은 좁은 골목이나 주차공간에 차를 넣고 뺄 때 무척이나 유용하죠. BMW는 안전을 위해 자동차 키를 두 손으로 쥐었을 때만 차가 움직이도록 고안했습니다.


웨어러블 키를 선보인 재규어랜드로버 [출처: 재규어랜드로버]

재규어랜드로버는 손목에 차는 밴드 타입의 웨어러블 스마트키를 선보였습니다. 고무와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해 유연한 착용감과 더불어 가벼운 무게를 자랑합니다. 아웃도어 등 자동차 키를 소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특히나 유용하죠. 또한 스포츠 의류 브랜드의 제품과 같은 디자인을 입혀 패션 아이템으로도 활용 가능합니다.


지문인식 기능을 탑재한 현대 ‘셩다’ [출처: 현대자동차]

한편 미래의 자동차 키는 어떤 모습일까요? 업계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기반의 디지털키 시스템이 자동차와 다른 모빌리티의 인증 수단으로 확산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생체인식 기술의 발달로 지문인식만으로 자동차의 모든 권한을 통제할 수 있는 기능도 보편화될 거라 보고 있습니다. 사용자 상황에 맞춘 모빌리티 디바이스가 된 자동차 키. 편리함을 더한 다양한 기술이 더욱 대중화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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