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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진아와 송대관,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손오공과 베지터…. 최고의 자리를 노리는 이에겐 경쟁자가 있기 마련입니다. 정상의 자리를 두고 대립하는 라이벌은 경쟁하고 견제하는 가운데 성장하고 업계 발전에 기여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대결 구도는 자동차 시장에서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브랜드 차원에선 벤츠와 BMW, 페라리와 람보르기니가 대결 구도를 형성하고 다양한 차급에서 맞붙습니다. 국산차 브랜드 가운데는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두 제조사, 현대차와 기아가 전 차급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경쟁 관계를 형성하고 있죠. 큰 틀에선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세단과 RV 시장에서 강세를 띠지만, 차급에 따라 각축전을 벌이는 세그먼트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격전지는 중형 SUV 차급인데요. 2000년대 초반 도심형 SUV 유행을 타고 데뷔해 지금은 각각 어엿한 브랜드 주력 모델로 성장한 현대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가 세그먼트 판매량 정상을 다투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중고차 시장에선 어떨까요? 두 모델의 중고 판매량, 시세, 연령별？성별 선호도를 살펴보겠습니다. 

 2022년 9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중고차 판매량을 살펴보면, 국산차 시장 맞수답게 두 모델의 판매량이 대등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2년 9월을 제외하면 매달 싼타페 거래량이 쏘렌토 판매량을 앞섰습니다. 중고 시세를 비교하면 그 이유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데요. 싼타페 중고 시세가 적게는 200만 원에서 많게는 300만 원 이상 저렴하기 때문에 동급 차종을 구매하려는 중고차 소비자 입장에서 더 합리적인 선택지로 여길 수밖에 없습니다. 판매량 추세를 보면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알 수 있는데, 추운 겨울과 더운 여름보다 가족 나들이를 떠나기 좋은 봄과 가을에 이 두 중형 패밀리 SUV 판매량이 많았다는 점입니다.

기아 쏘렌토(출처: 기아)

기아 쏘렌토는 모노코크 기반 중형 SUV로, 특히 패밀리카로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많은 아빠, 엄마의 선택을 받은 차종입니다. 2002년 1세대를 시작으로 현재 4세대 부분 변경 모델이 판매 중이죠. 쏘렌토는 기아의 중형 SUV이자, 대표 SUV 모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형뻘인 대형 SUV 모하비가 있긴 하지만 보디 온 프레임 차체의 한계로 인해 승차감 및 상품성 측면에선 쏘렌토가 한 수 위입니다. 판매량으로 보나 상품성으로 보나 쏘렌토는 기아차 SUV 라인업의 핵심 모델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2년엔 신차 시장에서 6만8,902대가 판매되어 국산 승용차 판매량 1위를 차지했습니다. 가족생활 및 아웃도어 활동을 중시하는 오늘날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SUV로서 입지를 공고히 다진 셈입니다.  

현대 싼타페(출처: 현대자동차)

싼타페는 쏘렌토보다 2년 앞서 2000년에 데뷔한 모노코크 보디 전륜구동 기반 중형 SUV입니다. 현대차그룹 한 지붕 아래서 싼타페와 쏘렌토는 형제차 관계인데, 전통적으로 더 많이 팔리는 인기 모델은 대개 싼타페였습니다. 신차와 중고차 모두 싼타페의 인기가 더 높았죠. 그러나 4세대 모델에 접어들면서 신차 시장에서는 쏘렌토가 싼타페 판매량을 뛰어넘었습니다. 반면, 다양한 세대가 거래되는 중고차 시장에서는 여전히 싼타페의 입지가 탄탄합니다. 지난 8월 현대차는 랜드로버 스타일로 환골탈태한 5세대 싼타페를 출시하고 신차 시장에서 예전의 영광을 되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같은 달 출시한 4세대 쏘렌토 부분 변경 모델과의 맞대결이 기대되는 이유죠. 

중고차 판매량은 싼타페가 우위를 점했는데요. 중고차 조회수는 다른 양상을 띠었습니다. 2022년 9월부터 2023년 8월 사이 쏘렌토 조회수는 17만393건으로 14만4,961건을 기록한 싼타페를 앞섰습니다. 월별 조회수 역시 매달 쏘렌토가 싼타페를 압도했는데요. 특히 2022년보다 2023년 들어 그 격차가 커지고 있습니다. 신차 판매량으론 4세대 쏘렌토가 4세대 싼타페를 상대로 압승을 거두고 있는데, 4세대 중고 물량이 점차 늘어남에 따라 중고차 시장에서 쏘렌토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2023년 1월 이후 두 중형 SUV 조회수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점인데요. 코로나바이러스 19가 풍토병화되면서 레저 및 아웃도어 활동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켠 영향이 큽니다.  

같은 기간 연령별, 성별 조회수를 보면 두 모델에 대한 계층별 관심도가 조금 더 확실히 보입니다. 남성과 여성의 취향이 분명히 드러나고, 세대별 관심도가 조금 더 분명히 갈립니다. 일단 국산 중형 SUV 대표모델에 대한 조회수 가장 높은 연령층은 3040세대, 그중에서도 30대였습니다. 두 모델이 패밀리카 시장의 대표적인 강자다 보니, 자녀와 함께 탈 자동차를 원하는 가장들의 관심이 집중된 결과입니다. 비교적 주머니 사정 넉넉한 30~60대 남성과 30~40대 여성의 경우 판매시세가 높은 쏘렌토를 더 많이 조회한 반면, 20대 남녀는 싼타페를 더 많이 조회했습니다. 

현대 싼타페(출처: 현대자동차)

2022년 9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현대 싼타페 및 기아 쏘렌토의 상세 모델은 5,125대 판매된 싼타페 TM이었습니다. 5,023대 거래된 더 뉴 쏘렌토가 그 뒤를 바짝 쫓았고, 싼타페 DM이 4,782대 판매되며 3위에 올랐습니다. 4위는 올뉴 쏘렌토(4,426대), 5위는 싼타페 더 프라임(3,712)으로 싼타페와 쏘렌토 각 상세 모델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기아 쏘렌토(출처: 기아)

같은 기간 중고차 총 판매시세가 가장 높은 현대 싼타페 및 기아 쏘렌토의 상세 모델은 4,211만 원을 기록한 쏘렌토 4세대 하이브리드였습니다. 2위는 더 뉴 싼타페 TM 하이브리드(4,077만 원), 3위는 쏘렌토 4세대(3,670만 원), 4위는 더 뉴 싼타페 TM(3,357만 원), 5위는 싼타페 TM(2,632만 원)였습니다. 신차 가격이 높은 하이브리드 모델이 연식이 오래되지 않은 경우 여전히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현대 디 올 뉴 싼타페(출처: 현대자동차)

한편, 신차 시장에서 두 모델의 경쟁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팬데믹 시기에 아웃도어 활동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가 어느 때보다 커진 점에서 착안해 강인한 모험가 이미지를 이식한 신형 5세대 싼타페를 내놓았습니다. 각진 차체에 알파벳 ‘H’를 활용한 디테일을 차체 안팎 곳곳에 사용했고 아웃도어 활동에 초점을 맞춘 편의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국산 중형 SUV 시장 주도권을 다시금 되찾으려는 현대차의 열의가 느껴지는 큰 폭의 변화가 정말 인상적입니다. 지난 3년간 중형 SUV 신차 판매 1위 자리를 지켜온 기아 쏘렌토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듯 4세대 부분 변경 모델을 내놨습니다. 획기적인 변화를 추구한 싼타페와는 달리 기존 외모를 스마트한 인상으로 다듬고, 편의？안전장비를 보강함으로써 기존 모델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서로 정반대의 전략으로 탈바꿈해 다시금 맞붙은 맞수의 대결, 그 결과가 자못 궁금해집니다.

기아 더 뉴 쏘렌토(출처: 기아)

라이벌은 치열하게 경쟁하는 가운데 때로는 상호작용하며 서로의 발전을 채찍질하기도 합니다. 싼타페와 쏘렌토 두 모델의 20여 년간의 발전상만 봐도 알 수 있죠. 4세대 모델 경쟁에서 참패한 현대 싼타페가 최근 분골쇄신 끝에 완전히 새로워진 5세대 신차를 출시한 점만 봐도 알 수 있죠. 앞으로 신차, 그리고 중고차 시장에서 두 모델의 경쟁 관계가 어떻게 흘러갈지 더욱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국산 중형 SUV 대표모델 싼타페와 쏘렌토가 형제이자 맞수로서 가족용, 레저용 자동차를 원하는 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소비자의 취향만큼이나 선택지는 다양합니다. 국산 중형 SUV 중고차 구매를 위해서는 마음에 쏙 드는 모델을 정한 뒤 경쟁 모델과 시세를 비교하고 꾸준히 시세 변화를 확인해 보세요. 중고차 구입 최적의 시기를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KB차차차의 AI국민시세를 이용하면 시세 안전 구간, 잔존율, 시세예측 등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