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해 하반기에 출시하는 엔트리 SUV 차명을 베뉴(VENUE)로 확정했습니다. ‘베뉴’는 영어로 특별한 일이나 활동을 위한 ‘장소’ 를 뜻하는데요. 차 자체가 특별한 장소이자 특별한 장소로의 이동한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현대 소형 SUV 베뉴 [출처: 현대자동차]
한편 베뉴는 SUV에 실제 미국의 ‘지명’을 사용하는 기존 현대자동차의 관례를 뒤집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끕니다. 엔트리 SUV 주요 고객은 차를 처음 구입하는 밀레니얼 세대여서, 특정 지역의 이미지가 연상되는 차명보다는 희망적인 이상향의 의미를 부여했다고 하네요.

현대 소형 SUV 베뉴 [출처: 현대자동차]
사실 자동차 이름에 지역명을 사용하는 경우는 아주 흔합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회사는 수 백 개에서 많게는 수 천개의 상표명을 이미 등록하여 선점 하는데, 지명을 사용하면 이러한 상표권 분쟁을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오늘은 지역명을 사용한 자동차와 그 이름에 담긴 뜻을 알아보겠습니다.
휴양지의 풍요로운 이미지를 담은 차
SUV는 풍요로운 이미지의 휴양지에서 차 이름을 빌려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 쌍용 티볼리, 이탈리아 티볼리
쌍용 티볼리 [출처: 쌍용자동차]
빌라데스테 별장
티볼리는 이탈리아 로마 근교에 위치한 도시입니다. 고대 로마 시대부터 자연이 어우러진 휴양지로 사랑받아왔다고 하네요. 티볼리에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16세기 별장 빌라데스테 (Villa d‘ Este)가 있는데요. 르네상스 정원과 석조 분수대 등 뛰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합니다.1929년부터 이어온 클래식카 행사 ‘콩코르소 델레간차 빌라데스테’가 매년 이곳에서 열립니다.
- 현대 코나, 미국령 하와이섬
현대 코나 [출처: 현대자동차]
[출처: 현대자동차]
코나는 하와이 빅아일랜드 북서쪽에 위치한 휴양지 이름입니다. 또한 자메이카의 블루마운틴, 예멘의 모카와 더불어 세계 3대 커피로 인정받는 커피 원산지이기도 하죠.현대가 ‘코나’라는 이름을 사용한 이유는 하와이의 깨끗한 환경과 젊은 에너지를 부여하기 위해서입니다. 덩치는 작아도 존재감을 과시하겠다는 의지를 담았죠.
- 현대 베라크루즈, 멕시코 항구도시
현대 베라크루즈 [출처: 현대자동차]
스페인 식민지 시절 문화유산이 풍부하다
베라크루즈는 멕시코 동부에 위치한 휴양 도시로 카리브해 최대의 항구라는 이점을 살려 무역이 발달했습니다. 과거 스페인 식민지 시절의 영향을 받아 관련 문화유산도 풍부하며,쿠바와 꾸준히 교류하면서 쿠바 문화도 혼재되어 있습니다
- 기아 쏘렌토, 이탈리아 항구 도시
기아 쏘렌토 [출처: 기아자동차]
나폴리의 항구 도시 소렌토
이탈리아 나폴리의 항구 도시 소렌토는 인구 1만7,000명이 사는 작은 휴양 도시입니다. ‘돌아오라 소렌토’라는 노래로 유명하죠. 폼페이, 나폴리, 살레르노에서 가까우며, 나폴리만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카프리섬과 연결하는 유람선도 있습니다. 거리 주변에는 로마 제국 시대의 유적이 남아 있으며,올리브유와 포도주의 주산지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 닛산 무라노, 이탈리아 베네치아
닛산 무라노 하이브리드 [출처: 닛산]
무라노는 유리공예가 발달했다
닛산의 중형 SUV 무라노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관광지 베네치아의 지명을 빌렸습니다. 무라노는 베네치아 본섬에서 배로 30분이 걸리는 곳에 위치한 별개의 섬이죠.이곳은 유리 세공 기술이 뛰어난 것으로 유명한데요. 약 1,000년 전 유리 제조 기술 유출을 우려한 베네치아가 유리 장인을 무라노에 몰아넣고 나오지 못하도록 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관광지의 여유로움 묻어난 차
SUV와 미니밴은 관광지 이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과 함께 여행하기 좋은 차의 성격을 이름에서 드러내기 위한 것입니다.
- 현대 싼타페, 미국 뉴멕시코
현대 싼타페 [출처: 현대자동차]
뉴멕시코주의 산타페
산타페는 스페인어로 ‘거룩한 믿음’이라는 뜻입니다. 또한 미국 뉴멕시코주에서 가장 번화한 도시 이름이기도 하죠. 1610년 스페인의 식민지 뉴스페인(New Spain) 시절, 뉴멕시코의 수도로 설립되어 미국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주도로 남았습니다.주로 관광업과 미술 관련 업종이 발달해 있으며, 덕분에 미국의 3대 미술 시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 토요타 시에나, 이탈리아 투스카니
토요타 시에나 [출처: 토요타]
도시 전체가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토요타의 미니밴 시에나는 현대의 2도어 쿠페 투스카니와 함께 이탈리아 투스카니의 도시에서 이름을 빌려왔습니다.시에나는 16세기 르네상스의 중심지로 꼽히는 소도시로 중세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해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있습니다.뛰어난 관광지라는 점에서 미니밴과 잘 어울린다는 평가입니다.
- 쉐보레 올란도, 미국 플로리다
쉐보레 올란도 택시 [출처: 한국GM]
디즈니랜드로 관광업이 발달했다
올란도는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도시입니다.원래는 오렌지를 주로 생산하는 평범한 도시였으나,1970년대 디즈니랜드가 들어서면서 관광도시로 발달하게 됩니다. 지금은 매년 100만명이 넘는 관
광객이 방문하고 있죠.이 밖에도 각종 박람회와 전시회가 자주 열리면서 기업인의 방문과 이와 관련한 활동도 왕성해졌습니다.
- 페라리 캘리포니아, 미국 캘리포니아
페라리 캘리포니아 [출처: 페라리]
할리우드에 주차된 페라리 캘리포니아
캘리포니아는 연중 따듯하고 일조량이 높은 기후를 갖고 있기에 컨버터블을 운행하기 좋은환경입니다. 그래서 전 세계 컨버터블의 절반은 미국에서 팔리며, 또 그 절반은 캘리포니아에서 팔리고 있죠. 이런 특징을 곱씹어보니 페라리 최초의 하드톱 컨버터블의 이름으로 이 만한 게 없겠다는 생각입니다.
척박한 지역명을 사용한 자동차
험준하고 척박한 지역의 이름을 사용하면 자동차의 강인한 이미지를 강조할 수 있습니다. 뛰어난 험로 주파 능력을 갖췄거나 시장에 새롭게 뛰어드는 차에 걸맞죠
- 기아 모하비, 미국 모하비 사막
기아 모하비 [출처: 기아자동차]
모하비 사막에 뻗은 도로
모하비 사막은 캘리포니아, 네바다, 유타에 걸쳐있습니다. 해발 1,000m에서2,000m에 이르는 고지대에 위치하며, 연간 강수량이 250mm 이하로 무척 건조합니다. 메마른 기후 덕분에 안 쓰는 항공기를 보관하기 좋은 장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겨울에는 극심한 일교차를 보이는데 밤에는 최저영하 18°C에서 한낮에는 27°C까지도 오릅니다.또한 현대자동차의 주행시험장도 이곳에 있습니다.
- 기아 로체, 히말라야 봉우리
기아 로체 [출처: 기아자동차]
에베레스트 산맥의 로체봉
기아의 중형 세단 로체는 히말라야 세계에서 네 번째로 높은 해발고도 8,516m의 히말라야 산봉우리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로체산은 에베레스트 남쪽에 해당하는 네팔과 티벳의 접경 지역인 쿰부 히말에 위치합니다. 기아 로체는 중형차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담고자 이러한 이름을 사용했는데, 정작 자가용 고객의 관심을 끌지 못한 채 사라지고 맙니다.
- 쉐보레 콜로라도, 미국 콜로라도
쉐보레 중형 픽업트럭 콜로라도 [출처: GM]
콜로라도주
쉐보레 중형 픽업트럭 콜로라도는 미국에서 험준한 환경으로 꼽는 콜로라도주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어디든 돌파할 것 같은 차의 이미지에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콜로라도는 미국에서 보기드물게 주 전체의 평균 표고가 1,000m에 이르는 산악지대입니다. 주의 동쪽은 넓은 평원이며,주의 남북로는 로키 산맥이 관통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지대가 높은 탓에 1년에 6개월은 눈이 내린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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