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친환경’ 입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이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핵심 과제로 부상하면서 자동차 역시 이산화탄소 및 오염물질 배출저감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외면할 수 없게 됐습니다.

GLC F-CELL [출처: 메르세데스-벤츠]
기존 내연기관을 대체하기 위해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다양한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아직은 기술적 완성도, 사용 편의성, 생산비용, 차량가격 등 여러 요소를 따져봤을 때 내연기관을 완벽히 대체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줄 알면서도 내연기관 자동차를 탈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결국 도로에 돌아다니는 차 대부분은 내연기관을 탑재했다
하지만 내연기관도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연료를 공기와 섞어 압축, 폭발시켜 동력을 얻는 내연기관도 첨단 기술을 통해 단 한 방울의 기름이라도 아끼려 고군분투 중입니다. 연비를 끌어올리기 위한 첨단 기술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앳킨슨 사이클 엔진(Atkinson Cycle)

앳킨슨 사이클은 발명된 지 100년이 지나서야 빛을 보았다 [출처: 토요타]
최근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일부 최신 엔진 소개에서 빠지지 않는 단어가 ‘앳킨슨 사이클(Atkinson Cycle)’입니다. 1882년 제임스 앳킨슨이 발명한 이 엔진 회전 구조는 일반적인 4행정 오토 사이클
(Otto Cycle) 엔진과 달리,압축비와 팽창비가 다릅니다.덕분에 피스톤이 왕복운동을 할 때의 펌핑 로스가 적고,적은 연료로도 높은 출력을 낼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하지만 1882년 발명된 초기 앳킨슨 사이클 엔진은 복잡한 크랭크축 구조와 낮은 토크 탓에 곧바로 상용화되지는 못했습니다. 연비는 좋지만 고장의 우려가 크고 충분한 토크를 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토요타 프리우스 1세대 [출처: 토요타]
이런 단점은 1997년 세계 최초 양산형 하이브리드인 토요타 프리우스가 출시되면서 보완되기 시작합니다. 가변 밸브 제어 기술을 통해 압축 과정에서 흡기 밸브를 여는 단순한 구조를 통해 압축비와 팽창비를 다르게 유지할 수 있게 됐습니다.또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전기모터가 저속 토크를 보완합니다.

토요타 프리우스 1세대 [출처: 토요타]
최근에는 하이브리드가 아니더라도 앳킨슨 사이클 엔진을 단독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 오토 사이클과 앳킨슨 사이클을 오갈 수 있는 가변 사이클 시스템도 상용화됐습니다.
실린더 휴지 기능(Cylinder On Demand)

휴지 기능은 3기통에 적용될 정도로 보편화 됐다 [출처: 포드]
실린더 휴지기능은 엔진의 최고출력이 필요하지 않을 때, 일부 실린더의 연료 분사를 멈춰 연비를 향상시키는 기술입니다.연료 효율에 민감하면서도 대배기량 엔진의 강력한 성능을 원하는 운전자
를 위해 개발됐습니다.엔진 부하가 적은 장거리 크루징이나 저속 주행 시에는 일부 실린더만 작동하고, 순간적으로 강한 힘이 필요할 때 곧바로 엔진 전체를 활성화하는 방식입니다.
실린더 휴지 기능이 탑재된 아우디 S6의 V8 4.0L 엔진 [출처: 아우디]
예컨대, 간선도로를 80km로 주행할 때는 4기통에만 연료를 분사하고, 급가속할 때는 8기통 전체에 연료를 공급해 강한 힘을 얻습니다. 단순히 부하가 적을 때 일부 실린더에 연료 분사를 멈추는
기술은 1980년대 초에 이미 상용화됐지만,초기에는 큰 반향을 불러오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연비성능 향상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첨단 전자제어에 힘입어 상황에 따라 일부 실린더를 비활성화하
는 기능이 여러 신차에 도입됐죠. 특히 과거에는 대형 V8 엔진에나 적용됐던 이 기능이 오늘날에는 중소형엔진에도 대거 도입돼 유럽 소형차에서도 실린더 휴지 기능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가변 밸브 제어
밸브타이밍기술 소개자료 [출처: 메르세데스-벤츠]
밸브는 엔진으로 들어오는 흡기와 폭발 행정 후 배출되는 배기가 통과하는 ‘문’입니다. 그런데 밸브가 여닫는 시기에 따라서 엔진의 성능과 효율에도 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저속에서는 흡기와 배기 밸브가 동시에 열리는‘오버랩’이 출력과 효율을 떨어뜨리고 부조를 일으키지만, 고속에서는 오버랩을 통해 출력이 증가하게 됩니다.
연속가변밸브리프팅 기구를 탑재한 LF 쏘나타 [출처: 현대자동차]
이런 특징을 이용해 내연기관을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로 가변 밸브 제어 기구입니다. 주행 상황에 따라 밸브가 여닫히는 시기와 양 따위를 조절하죠. 이를 통해 부하가 적게 걸리는 상황에서는 부드럽고 효율적이지만, 강력한 힘이 필요할 때는 밸브를 조절해 더 효과적으로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됩니다.
VVT 기구를 탑재한 토요타 셀리카 [출처: 토요타]
초창기 밸브 제어 기구는 밸브가 여닫히는 시기를 조절하는 가변밸브타이밍(VVT)에 그쳤지만, 이 후 연속적으로 밸브 타이밍을 제어하는 연속가변밸브타이밍(CVVT),밸브가 여닫히는 양을 조절하는 연속가변밸브리프팅(CVVL)으로 발전했습니다.최근에는 상황에 따라 밸브가 열려있는 시간 자체를 조절하는 연속가변밸브듀레이션(CVVD)까지 상용화되었습니다.이 밖에 앞서 소개한 앳킨슨 사이클이나 실린더 비활성화 기능을 적용하는 데에도 밸브 제어 기구가 응용됩니다.
워터 인젝션 시스템
M4 GTS에 적용된 워터 인젝션 [출처: BMW]
엔진에는 여러 액체가 들어갑니다. 연료와 엔진오일, 냉각수 따위가 각자의 역할을 하는데요. 일부 고성능 모델에는 엔진에 물을 뿌리는 기능까지 더해집니다. 바로 ‘워터 인젝션(water injection)’ 시스템입니다. 말 그대로 물을 내연기관에 분사해 효율을 높이는 기술입니다.
M4 GTS [출처: BMW]
이 시스템은 물을 엔진 내부에 분사해 연소실 온도를 낮춥니다.연소실 온도가 적정한 수준을 유지하면 불필요한 연료 소모가 줄고 출력은 높아지니까요. 보쉬에 따르면 워터 인젝션을 통해 연비가 최대 4% 개선되며, 효율 개선 효과가 저회전은 물론 고회전 영역에서도 고르게 나타납니다.
워터 인젝션 시스템을 탑재한 사브99 터보 [출처: 사브]
자동차에 워터 인젝션 시스템이 처음 도입된 건 1960년대지만, 당시에는 일부 모델의 희한한 기능 중 하나에 불과했습니다.그러다 최근차량의 성능과 효율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다시금 워터 인젝션이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워터 인젝션을 적극적으로 탑재 중인 BMW는 고성능 스포츠카는 물론 효율 중심으로 설계된 1시리즈 3기통 모델에도 워터 인젝션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가변 연료분사 시스템

직분사와 간접분사의 장점을 결합했다 [출처: 아우디]
내연기관은 연료 분사 방식에 따라 크게 간접분사와 직분사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간접분사 방식은 연소실 밖에서 연료를 분사, 혼합기를 만들어 연소실로 흡기시키는 방식이지만, 직분사 방식은 디젤 엔진처럼 연소실 안에서 연료를 직접 분사하는 방식입니다. 기술적으로는 직분사 방식이 좀 더 고급 기술이지만, 나름의 장단점이 상존합니다.
렉서스 IS 250 [출처: 렉서스]
직분사 방식은 정밀한 연료 분사 제어로 간접분사보다 효율과 성능이 우수하지만,소음과 진동이 심하고 분진,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 배출이 늘어나며 흡기 내 카본 빌드업(carbon build-up)이 일어나는 등 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간접분사 방식은 효율은 조금 떨어져도 이런 직분사 방식의 한계를 보완해줄 수 있고요.

렉서스 IS 250 [출처: 렉서스]
이에 두 가지 연료분사 시스템의 장점을 합친 것이 최근 신차에 도입되는 가변 연료분사 시스템입니다. 말 그대로 주행 환경에 따라 직분사와 간접분사를 오가는 것인데요.이를 통해 우수한 효율은유지하면서 소음·진동과 오염물질 배출은 줄이고 내연기관의 내구성까지 개선하는 등 다양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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