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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중형 세단 폭스바겐 제타, 수입차는 국산 아반떼를 꺾을 날이 올까?
작성일 : 2022-11-28 조회수 8952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유효 수요가 부족해서 생산설비를 완전히 가동하지 못해 잠재적으로 실현 가능한 국민생산을 달성하지 못한 상황을 가리키는 경제 용어죠. 일상에서는 물건은 많은데 딱히 살 만한 것이 없을 때 이 말을 씁니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이 말이 딱 들어맞는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준중형차 이하급 대중 세단이죠. 수입차 시장이 커져서 판매 차종은 수백 종에 이르지만 정작 준중형 이하급 대중 세단은 거의 없습니다.


폭스바겐 제타 [출처: 폭스바겐]

사실 준중형급 이하 대중 세단은 국산차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소형 세단도 다 없어졌고 남은 차는 현대 아반떼와 기아 K3뿐이죠. 그래도 이 차종이 중요한 이유는 시장 선호도 때문입니다. SUV가 인기를 끌어도 국내에는 세단을 선호하는 소비층이 분명히 있죠. 적절한 가격으로 무난하게 탈 수 있는 차로는 여전히 준중형 세단을 꼽는 수요층입니다. 

현대 아반떼 [출처: 현대차]

기아 K3 [출처: 기아]

특히 아반떼는 꾸준하게 판매 상위권을 지키고 있습니다. 최근 5년 사이의 기록을 보면(상용차 제외) 2018년 7만5,831대(4위), 2019년 6만2,104대(5위), 2020년 8만7,731대(2위), 2021년 6만9,911대(4위), 2022년(1~10월) 4만4808대(3위)를 기록했습니다. 인기 차종이라고 할 만하죠. 아반떼보다는 못하지만 K3도 연간 판매량 2만~4만 대를 기록하며 괜찮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토요타 프리우스와 현대 아반떼 하이브리드 [출처: 토요타, 현대]

아반떼나 K3와 붙을 수입 준중형 세단으로는 어떤 차가 있을까요? 폭스바겐 제타와 토요타 프리우스 정도입니다. 일단 하이브리드는 경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습니다. 프리우스의 판매량은 최근 3년 동안 연간 500~600대 선에 불과합니다. 아반떼 하이브리드도 올해 상반기 기준 아반떼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에 그쳤습니다. 하이브리드 시장이 커지고 있어도 가격에 민감한 준중형 세단 구매자들은 가솔린 모델보다 비싼 하이브리드를 사는 데 주저한다는 뜻이죠. 준중형 세단 시장을 주도하는 차는 가솔린 모델입니다. 결국 국내에서 아반떼와 경쟁할 수입 세단은 제타 하나밖에 없는 실정이죠.


폭스바겐 제타 [출처: 폭스바겐]

폭스바겐 제타 [출처: 폭스바겐]

아반떼와 제타는 차급으로 따지면 경쟁 상대이지만 가격은 균형이 맞지 않습니다. 아반떼의 가격은 가솔린 1,866만~2,515만 원(개소세 3.5% 적용 시)입니다. 스페셜 모델 격인 N 라인을 끌어들이면 2,806만 원까지 올라가지만 풀옵션을 해도 3,000만 원이 넘지 않죠. 얼마 전에 선보인 제타 부분 변경 모델은 프리미엄과 프레스티지 두 가지 트림으로 나오고 가격은 각각 3,232만 원과 3,586만 원(개소세 3.5% 적용 시)입니다. 아반떼와 가격 차이가 좀 나죠. 


폭스바겐 제타의 실내 [출처: 폭스바겐]

사실 가격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수입차는 들여오는 데 비용이 들고 고객 눈높이에 맞추느라 높은 트림에 옵션을 많이 넣어 구성합니다. 판매량이 많지 않은 모델이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가격을 낮출 여력이 크지 않죠. 더군다나 준중형 세단은 국산차의 가성비가 우수해서 수입차는 장비를 빼고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추진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폭스바겐 제타의 1.5L 터보 엔진 [출처: 폭스바겐]


성능 향상에 주력한 제타 부분 변경

제타 부분 변경 모델도 국내에서 선호하는 장비를 대거 채택해서 상품성을 높였습니다. 우선 엔진은 이전 1.4L에서 1.5L로 배기량이 커졌습니다. 가솔린 터보이고 최고출력은 10마력 늘어난 160마력, 최대토크는 25.5kg·m입니다. 변속기는 8단 자동이고 공인연비는 복합 기준 14.1km/L입니다. 힘과 연비 모두 준중형 세단에서 만족할 만한 수준입니다. 자연흡기 1.6L로 배기량이 조금 큰 아반떼는 123마력, 15.7kg·m, 14.5~15.4km/L입니다. 성능에서는 제타가 앞서죠. 대신 아반떼는 N 라인으로 올라가면 204마력과 27.0kg·m으로 제타보다 출력이 훨씬 커집니다.


폭스바겐 제타 [출처: 폭스바겐]


풀옵션에 가까운 풍부한 장비

앞좌석 통풍/히팅 시트, 운전석 전동/메모리 시트, 2존 클리마트로닉 자동 에어컨, 가죽 멀티펑션 스티어링 휠, 10가지 컬러 앰비언트 라이트는 제타에 기본으로 들어갑니다. 모두 국내에서 선호하는 장비죠. 8인치 디스커버 미디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IQ. 드라이브, 전후방 센서를 지원하는 파크 파일럿, 피로 경고 시스템도 공통 장비입니다. IQ. 드라이브는 트래블 어시스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레인 어시스트, 프런트 어시스트 및 긴급 제동 시스템, 사각지대 모니터링 및 후방 트래픽 경고 시스템을 통합한 폭스바겐의 최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입니다. 주요 장비 위주로 따져 보면 아반떼 풀 옵션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프레스티지 트림에는 파노라믹 선루프, 뒷좌석 히팅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10.25인치 디지털 콕핏(프리미엄 트림은 8인치)이 추가됩니다. 


폭스바겐 제타의 실내 [출처: 폭스바겐]

폭스바겐 제타의 뒷좌석 [출처: 폭스바겐]

폭스바겐 제타의 트렁크 [출처: 폭스바겐]


국산차보다 큰 크기와 트렁크 공간

디자인은 앞뒤 범퍼 모양이 바뀌는 등 일부분만 다듬었습니다. 오히려 눈여겨볼 부분은 크기입니다. 제타의 길이는 4,740mm로 4,650mm인 아반떼보다 90mm 깁니다. 같은 급이라면 큰 차를 선호하는 국내 취향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제타가 좀 더 유리하죠. 대신 휠베이스는 아반떼가 2,720mm로 2,686mm인 제타보다 34mm 깁니다. 트렁크 용량은 510L 대 474L로 제타가 앞서고요. 크기나 공간 외에 성능이나 장비 등을 봐도 어떤 차가 크게 앞서기보다는 전반적으로 준중형급에 맞는 수준을 보여줍니다. 


폭스바겐 제타 [출처: 폭스바겐]

현대 아반떼 [출처: 현대차]


2021년 판매 순위 10위에 오른 인기 모델

지난해 제타의 판매량은 4,794대였습니다(올해는 모델 체인지를 앞두고 7월까지만 판매해서 1,608대 팔렸습니다). 6만9,911대인 아반떼 판매량의 6.8%에 불과한 작은 수치죠. 그런데 제타는 수입차 시장에서 10위를 기록했습니다. 꽤 잘 팔린 거죠. 수입차로는 저렴한 편인 2,949만~3,285만 원의 가격도 판매에 영향을 미쳤습니다(파이낸스 할인과 보상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실질적인 가격은 더 낮아졌습니다). 2,000만 원대 수입 중형 세단이면서 높은 상품성을 갖춘 것이 인기의 비결이었죠. 


폭스바겐 제타 [출처: 폭스바겐]


폭스바겐 브랜드 특성 반영한 수입차

가성비 외에도 매력 포인트는 또 있습니다. 준중형 대중 세단에서 선택할 수 있는 흔치 않은 수입차라는 점도 장점입니다. 개성 있는 차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괜찮은 선택이죠. 브랜드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폭스바겐은 탄탄한 기본기를 인정받는 브랜드죠. 각 요소의 균형 잡힌 조화를 매력으로 꼽습니다. 커다란 그릴과 날렵한 헤드램프로 완성한 폭스바겐의 패밀리룩을 제타에서도 볼 수 있죠. 


폭스바겐 제타 [출처: 폭스바겐]


2002년 4세대 모델부터 국내 출시

제타는 역사가 오래된 모델입니다. 1979년에 선보여서 2018년 7세대 모델이 나온 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죠. 국내에는 2002년 4세대 모델부터 들어왔습니다. 형제차인 폭스바겐 골프는 수입차 시장에서 꾸준하게 인기를 끌었는데요, 골프가 마음에 들면서도 해치백이어서 주저하던 사람들이 제타를 선택했습니다. 마땅히 살만한 대중적인 수입 준중형 세단이 많지 않은 국내 시장 환경도 제타를 선택하게 되는 이유였죠. 폭스바겐 모델의 탄탄한 기본기와 실구매 가격 2000만 원대 후반인 가성비로 제타는 꾸준하게 수입차 시장에서 고유한 영역을 지켜왔습니다. 


폭스바겐 4세대 제타 [출처: 폭스바겐]

폭스바겐 6세대 제타 [출처: 폭스바겐]

수입차와 국산차는 여전히 별개로 돌아가는 경향을 보입니다. 같은 급의 차여도 수입차가 가격이 높다 보니 경쟁 구도를 이루지 않고 서로 다른 시장에서 각자의 길을 갑니다. 제타와 아반떼는 같은 급이지만 가격으로 따지면 제타가 한 등급 위입니다. 활동 영역 자체가 좀 다르죠. 가격 차이가 더 줄어든다면 제타와 아반떼가 수입차와 국산차 타이틀 떼고 같은 준중형 세단으로서 경쟁하게 될 겁니다. 그때가 오면 제타가 아반떼를 꺾을 수도 있겠죠. 동등한 조건에서는 어떤 이변이 일어날지 모르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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