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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이 열리는 국산 소형차, 다시 나와도 잘 팔리겠죠?
작성일 : 2022-03-23 조회수 6586

봄이 오는가 싶다가 요 며칠 새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산들바람이 코끝을 간질이는 계절의 변화를 막을 순 없겠죠. 

봄 하면 떠오르는 차가 있습니다. 바로 컨버터블이죠. 지붕을 열고 바람을 맞으며 하늘을 마주하는 경험은 각별합니다. 

보통의 자동차들이 바깥 환경과 운전자를 분리해 편안한 공간을 제공한다면, 

지붕을 여는 컨버터블은 바깥 환경과 운전자를 연결하죠. 감성을 위해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타는 차인 셈입니다. 


[출처: 메르세데스-벤츠]


컨버터블에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크게는 지붕의 재질로 나눌 수 있죠. 

금속 지붕을 뜻하는 하드탑, 직물 지붕을 뜻하는 소프트탑의 두 가지가 있습니다. 두 방식 모두 장점과 단점이 있습니다. 

하드탑은 지붕을 닫았을 때 소프트탑보다 조용하며 차체 강성과 전복 시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하지만 구조가 복잡해 단가가 비쌉니다. 



[출처: BMW]




소프트탑은 일정 속도 이하로 달릴 때 지붕을 열고 닫을 수 있을 정도로 구조가 간단합니다. 

게다가 지붕을 접었을 때도 하드탑에 비해 수납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붕을 닫고 달릴 때 외부의 소음이 꽤 들이치는 편입니다. 

또한 바깥에 주로 주차할 경우 지붕의 내구성이 쉽게 떨어집니다. 


[출처: GM]


한편, 지붕을 여는 방법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보통의 컨버터블은 지붕을 가지런히 접어 뒤쪽의 별도 공간에 수납합니다. 

하지만 머리 위의 지붕만 걷어내는 방법도 있지요. 

머리 위의 지붕만 떼어낼 수 있는  T-탑이나 타르가 탑이나 천으로 된 지붕을 뒤로 밀어내는 캔버스탑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출처: 피아트]


캔버스탑의 가장 큰 장점은 구조가 상대적으로 간단하다는 것입니다. 

지붕을 방수 천으로 만들고 전동모터를 이용해 당기고 밀면 되니까요. 마치 선루프와 비슷합니다. 

가볍고 저렴하다는 이점 때문에 주로 소형차에 활용됩니다. 

피아트 500, 시트로엥 DS3 등 수입 소형차 중에도 캔버스탑을 적용한 모델이 있었죠. 


[출처: 시트로엥]


캔버스탑의 단점은 지붕만 열려 개방감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누군가에겐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지붕을 열고 달리고 싶지만 남의 눈에는 덜 띄고 싶은 이라면 말이죠. 

게다가 캔버스탑이 소형차에 주로 사용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저렴한 소형차에서 지붕을 열고 달리는 낭만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은 무척 매력적입니다. 


[출처: 기아]


우리에게도 캔버스탑을 장착한 소형차가 있었습니다. 바로 기아 1세대 프라이드죠. 

1987년 3월 출시된 프라이드는 미국, 일본, 한국이 합작해 만든 모델입니다. 

포드가 판매를, 마쓰다가 설계를, 기아가 생산을 맡았죠. 

한국에선 기아 프라이드로, 미국과 일본에서는 포드 페스티바란 이름을 달고 팔렸습니다. 


[출처: 마쓰다]


프라이드는 가볍고 경쾌한 주행 감각으로 해외에서도 좋은 평을 받았습니다. 

작고 가벼운 차에 적당한 출력의 엔진을 얹은 부담 없는 가격의 소형차였죠. 

프라이드 3도어 모델의 길이×너비×높이는 3,565×1,605×1,460㎜, 휠베이스는 2,295㎜입니다. 

여기에 최고출력 60~70마력대의 1.1L B1 엔진과 1.3L B3 엔진을 얹었죠. 

언뜻 출력이 부족해 보이지만 당시 작고 가벼운 프라이드를 끌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출처: 기아]


프라이드는 캔버스탑 모델도 있었습니다. 

프라이드의 해외 판매 모델인 포드 페스티바에 캔버스탑 모델이 있었는데 이를 국내에도 도입한 것이죠. 

1987년 하반기에 나와 4년여 동안 판매됐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많이 팔리지는 않았습니다. 

순정은 아니지만 애프터마켓 시장에서 일반 프라이드의 지붕을 캔버스탑으로 바꾸는 경우도 간혹 있었습니다.


[출처: 현대차]


사실 컨버터블은 많이 판매되는 볼륨 모델은 아닙니다. 컨버터블 중 가장 변화의 폭이 적은 캔버스탑도 예외는 아니죠. 

그런 의미에서 컨버터블의 불모지인 한국에서 프라이드 캔버스탑의 의미는 각별합니다. 

지금까지 통틀어도 지붕을 열 수 있는 국산차는 쌍용 코란도 소프트톱, 기아 록스타 등의 

지프형 차와 기아 엘란, GM대우 G2X 등의 일부 스포츠카에 불과하니까요. 


[출처: 현대차]


만일 국산 컨버터블이 다시 등장한다면 캔버스탑을 장착한 소형차나 소형 SUV는 어떨까요? 

본격적인 스포츠카보다는 일상용으로 사용하면서 종종 지붕을 열 수 있는 차가 더 유용할 테니까요. 

그래서 현대차가 2012 LA 모터쇼에서 선보였던 벨로스터 롤탑 콘셉트가 큰 주목을 받고도 생산되지 않은 점이 아쉽습니다. 

롤탑은 캔버스탑 방식에서 더 발전한 형태로 지붕을 앞으로도, 뒤로도 포갤 수 있어 지붕을 열고 뒷좌석에 큰 짐을 실을 수도 있거든요. 

이 아이디어를 잘 살린 국산 컨버터블의 등장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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