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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부활한 1980~1990년대 차의 최애템, 전자식 계기판
작성일 : 2021-09-10 조회수 226

1980년대에서 1990년대 사이에 자동차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디지털 부품이었습니다. 


디지털 계기판이나 오토 에어컨 등이 대표적이지요. 

당시의 디지털 계기판은 아날로그로 가득했던 자동차에 첨단 기술의 이미지를 더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익숙한 아날로그 계기판과 다른 첨단의 느낌을 안길 수 있었으니까요.  


쉐보레 콜벳 C4의 디지털 계기판 [출처: 쉐보레]


양산형 자동차에 디지털 계기판을 처음 적용한 모델은 1976년에 등장한 애스턴마틴 라곤다였습니다. 

이어 1978년에는 캐딜락 스빌이 속도계, 연료계를 디지털로 바꾸고 ‘트립 마스터’라는 이름의 트립 컴퓨터를 옵션으로 선보였어요. 

당시 트립 마스터 옵션의 가격은 920달러였습니다. 

지금 물가와 비교하면 4,400달러(약 514만원)짜리 옵션인 셈이죠.  


개인용 컴퓨터의 보급은 디지털 유행의 시작이 되었다 [출처: 셔터스톡]


디지털 계기판은 개인용 컴퓨터(PC)의 보급과 함께 퍼진 ‘디지털 유행’의 사회적 기류가 자동차에도 영향을 미친 부분입니다. 

1970년대 중반에 개인용 컴퓨터(PC)가 등장하고 1980년대 사무실에 IBM PC가 보급된 점을 고려하면, 디지털 계기판과 트립 컴퓨터의 도입은 자동차에 컴퓨터를 장착한 첨단의 느낌을 전달하기에 충분했죠. 

당시의 DOS 운영체제를 닮기도 했으니까요. 


캐딜락 알란테의 디지털 계기판 [출처: 캐딜락]


그래서 1980~1990년대에는 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디지털 계기판을 옵션 형태로 제공했습니다. 

특히 캐딜락과 링컨 등 미국계 고급 브랜드에는 기본 장착되는 일도 많았죠. 

이들은 트립 컴퓨터를 활용해 여러 기능을 더하기도 했어요. 

일례로 GM의 경우 CRT 모니터에 터치스크린 기능을 더해 전자수첩처럼 쓸 수 있게 만들었어요.  


대우 르망과 디지털 계기판 [출처: 대우자동차]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도 몇몇 모델을 통해 디지털 계기판이 도입되기도 했습니다. 

독일의 오펠이 설계하고 한국의 대우가 생산한 후 미국의 GM이 판매를 맡은 월드카 프로젝트로 등장한 대우 르망은 중앙에 속도를 표기하고, 왼쪽에 유압, 유류, 수온 등의 정보를, 오른쪽에 엔진 회전수를 띄우는 멋진 디지털 계기판을 달기도 했죠.  


전격 Z작전의 키트 [출처: 셔터스톡]


디지털 계기판이 첨단 이미지로 자리를 잡는 데에는 1980년대에 방송되었던 TV 인기 외화 드라마 ‘전격 Z작전’의 역할도 컸습니다. 

주인공 마이클이 타는 자동차 ‘키트’는 뛰어난 인공지능을 가진 자동차였죠. 

자율주행은 물론 인간과 농담을 섞은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자체적인 상황 판단으로 악당을 물리칠 수 있는 궁극의 차였습니다. 

이 차의 실내는 온갖 화려한 디지털 계기판으로 가득했습니다.  


전격 Z작전의 키트 [출처: 셔터스톡]


디지털 계기판은 앞으로 나올 모든 자동차의 표준이 될 것 같았지만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당시 디지털 계기판은 센서를 이용하기에 정확한 값을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단점도 많았습니다. 

고장 시 수리비용이 높았던 것은 물론이고 햇빛 등 밝은 빛이 비치면 시인성이 크게 떨어졌지요. 

또한 아날로그의 느낌의 계기판을 더 선호하는 운전자들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1990년대 이후로 디지털 계기판은 일부 모델을 제외하곤 사라지기 시작했죠.


렉서스 LFA의 디지털 계기판 [출처: 렉서스]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디지털 계기판이 다시 대세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디스플레이 제작 기술을 도입해 밝기나 시인성 문제를 해결했고, 또 다양한 정보를 계기판에 띄울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죠. 

디지털 계기판은 아날로그의 그것보다 더 빠르고 정확합니다. 

렉서스는 2009년 LFA를 선보이면서 “엔진의 반응이 워낙 빨라 기존의 아날로그 계기판은 이에 대응할 수 없어 디지털 계기판을 도입했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아우디 TT의 디지털 계기판 [출처: 아우디]


2014년 등장한 아우디 TT는 디지털 계기판의 새로운 사용법을 제시했습니다. 

대시보드 가운데의 디스플레이를 없애고 디지털 계기판의 크기를 키워 모든 정보를 살펴볼 수 있게 했어요. 

평소에는 속도계와 엔진 회전계를 크게 표시하다가, 내비게이션을 띄우면 지도를 크게 띄우고 나머지 다이얼의 크기를 줄이는 등 시인성 또한 고려했죠. 

계기판으로 내비게이션 등 주행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확인한다는 의미에서 아우디는 이를 ‘버추얼 콕핏’(Virtual Cockpit)이라 부릅니다.  


기아 EV6의 후측방 모니터 [출처: 기아]


요즘에 나오는 신차는 디지털 계기판을 적극 채용하고 있습니다. 

방향 지시등을 켜면 해당하는 쪽의 후방 영상을 계기판에 띄우고 날씨에 따라 계기판의 배경을 바꾸는 등 안전 관련 기능은 물론 심미적인 부분까지 표현하고 있지요. 

간단한 숫자와 그래프로 정보를 보여줬던 과거의 디지털 계기판과 달리 마치 스마트폰처럼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재규어 퓨처 타입 콘셉트의 실내 [출처: 재규어]


그렇다면 미래의 계기판은 어떻게 변할까요? 

자율주행 시대에서는 계기판의 본래 용도인 주행 정보 전달의 역할이 많이 줄어들 것입니다. 

따라서 자동차의 상태를 표시하는 계기판보다는 실내의 시스템 등을 제어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계기판은 이를 보조하는 형태로 변할 가능성이 큽니다. 

운전자를 위한 화려한 계기판의 시대가 저무는 것은 아닌지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요. 

대신 승객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을 다양한 신기술이 나올 테니 또 다른 기대를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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