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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의 인기는 고공비행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도 국산 승용차 등록대수 1위를 차지하며 ‘국민차’의 위엄을 보여줬어요.

그랜저는 한때 ‘성공의 아이콘’, ‘부잣집 차’ 등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대표하는 국산차였습니다. 

그러다 6세대 출시 후 엄청난 판매량을 보이며 쏘나타가 가지고 있던 국민차 이미지도 가져왔어요. 

현재 판매되는 6세대 부분변경 모델도 전기형을 뛰어넘는 인기를 보여주며 왕권을 더욱 견고히 했습니다. 

최근에는 같은 그룹사인 기아에서 그랜저를 위협할 만한 신형 K8이 나오자 현대차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얼마 전 공개된 2021 그랜저 [출처: 현대자동차] 

지난 5월 11일 현대자동차는 연식변경 그랜저를 선보이며 왕좌에서 내려올 생각이 없음을 밝혔습니다. 

2021 그랜저는 기존 프리미엄, 익스클루시브, 캘리그래피 트림 외에 새로운 트림인 ‘르블랑(Le Blanc)’을 추가하고 소비자가 선호하는 일부 안전 및 편의 품목을 기본으로 적용해 상품성을 높였어요. 

2021 그랜저는 일부 품목을 기본으로 적용하면서 이전과 비교해 9만~25만원 올랐다  [출처: 현대자동차] 

많은 제조사가 연식변경 모델을 선보이면서 자주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선택 품목이었던 기능을 기본으로 적용해 가격이 인상됐음에도 실질적으로는 인하된 것이라고 주장하죠. 

2021 그랜저도 일부 안전 및 편의 품목을 기본으로 적용하면서 가격이 올랐습니다. 

그러나 실질적인 인하 효과라고 말하는 대신 가격 인상을 최소화해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고 해요. 

실제 인상 폭도 9만~25만원으로 납득할 만한 수준입니다. 

아무래도 K8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겁니다. 

베이지 시트와 블랙 컬러를 조합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르블랑 트림 [출처: 현대자동차] 

2021 그랜저의 가장 큰 특징은 르블랑 트림의 추가입니다. 

르블랑은 하얀색을 뜻하는 프랑스어로 베이지 시트와 블랙 컬러를 조합한 인테리어가 적용된 점이 특징이죠. 

과거 그랜저는 진중한 느낌을 주는 검은색 트림이 많았지만 현행 모델의 최고급형인 캘리그래피는 밝은 색상을 기본으로 해 변화를 줬습니다. 

2021년형에 더해진 새로운 르블랑 트림 역시 베이지를 바탕으로 해 밝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전합니다.

르블랑 트림은 인테리어 컬러 외에도 다양한 안전 및 편의 품목을 기본으로 적용했다 [출처: 현대자동차] 

르블랑 트림은 단순히 컬러에만 포인트를 주지는 않았습니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12.3인치 컬러 LCD 클러스터, 앰비언트 무드 램프, 터치식 공조 컨트롤러, 후측방 모니터, 서라운드 뷰 모니터, 앞좌석 통풍 시트 등 소비자가 선호하는 안전 및 편의 품목을 기본으로 적용했죠. 

이외에도 르블랑 트림에서 가솔린 3.3 엔진을 선택하면 탄소 섬유 소재의 사이드미러, 리어 스포일러와 알칸타라를 적용한 스티어링 휠, 센터 콘솔 암레스트 등의 ‘르블랑 퍼포먼스 패키지’가 적용됩니다. 

기존에 있던 트림도 업그레이드한 2021 그랜저 [출처: 현대자동차] 

2021 그랜저는 기존 트림도 업그레이드했습니다. 

프리미엄 트림은 이중접합 차음유리(2열 도어 추가), 자외선 차단 유리를, 익스클루시브 트림은 리모트 360도 뷰(내 차 주변 영상) 기능을 기본으로 적용했어요. 

캘리그래피 트림에는 카키와 베이지 시트 조합의 신규 내장 컬러를 추가해 인테리어 선택의 폭을 확대했습니다. 

값은 가솔린 2.5 기준 3,303만~4,133만원이다 [출처: 현대자동차] 

2021 그랜저 판매 가격은 가솔린 2.5 기준으로 프리미엄 3,303만원, 르블랑 3,534만원, 익스클루시브 3,681만원, 캘리그래피 4,133만원입니다. 

가솔린 3.3은 3,593만~4,388만원이며 하이브리드는 3,679만~4,489만원이에요. 

모든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기준이며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하이브리드 세제 혜택이 포함된 가격입니다. 

현대차는 2021 그랜저가 여전히 세단 시장의 성장을 주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출처: 현대자동차] 

현대차 관계자는 2021 그랜저를 공개하며 “새롭게 선보인 그랜저 르블랑은 새로운 인테리어 컬러와 고객 선호품목으로 구성돼 높은 상품성을 보인다”라고 말하며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을 강화한 2021 그랜저가 세단 시장의 성장을 지속해서 주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같은 그룹사 기아의 K8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성장을 주도해 나갈 모델로 그랜저를 언급하며 세단 시장의 왕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냈어요. 

1위의 자리에서도 계속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그랜저 [출처: 현대자동차] 

그랜저는 여전히 대한민국 1등 세단의 자리를 쉽게 내어줄 마음이 없어 보입니다. 

K7에서 진화한 K8이 나왔지만 수십 년간 쌓아온 그랜저의 명성이 워낙 공고하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현대차는 1등의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2021년형을 내놓으며 다시 한번 상품성을 강화했습니다. 

현대차가 말한 것처럼 2021 그랜저가 세단 시장을 계속 주도해 나갈 수 있을지, 또 기아 K8이 그랜저 시장을 얼마만큼 잠식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일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