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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영화 속에서 이야기의 흐름을 이어주는 큰 역할을 하고

빼놓을 수 없는 생동감 넘치는 액션 장면을 담당하기도 한다.

그만큼 스크린 속에서 차가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인물의 성격이나 분위기에 맞춰 적절한 차가 등장하며 관객은 차를 보면서 앞으로의 전개 과정까지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 [출처: 소니픽처스코리아]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Baby driver)’는 범죄조직에서 일하는 장애가 있는 천재 자동차 드라이버의 이야기를 그린다. 

어린 시절 사고로 생긴 청각 장애 때문에 생기는 이명을 없애기 위해 항상 이어폰을 꽂고 음악에 심취해 있는 베이비(안셀 엘고트)는 

애틀랜타 은행과 공공기관을 터는 강도단의 우두머리 박사(DOC, 케빈 스페이시) 밑에서 도주 차량 전문 운전사로 일한다. 

청각에 문제가 있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베이비의 운전 실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공허했던 베이비 삶은 데보라를 만난 뒤 바뀌기 시작한다 [출처: 소니픽처스코리아]

데보라를 만나 새 삶을 꿈꾸지만, 박사는 베이비를 놓아줄 생각이 없다 [출처: 소니픽처스코리아]

범죄 조직 운전사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베이비는 운명처럼 데보라(릴리 제임스)를 만나 새로운 삶을 꿈꾸게 된다. 

어린 시절 사고를 쳐 박사에게 큰 빚을 진 베이비, 마지막 한탕을 통해 빚을 청산하고 범죄 세계에서 발을 떼고자 하지만 박사는 베이비를 놓아줄 생각이 없다. 

데보라와 함께하는 삶을 위해 마지막으로 운전대를 잡지만 계획처럼 일을 풀려가지 않고 점점 꼬여만 간다. 

음악과 자동차, 액션이 한데 어우러져 한 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느낌도 받을 수 있다 [출처: 소니픽처스코리아]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는 <새벽의 황당한 저주>, <뜨거운 녀석들> 등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독창적인 작품으로 유명한 에드거 라이트 감독의 작품이다. 

음악과 자동차 액션의 환상적인 매칭으로 미국 개봉 직후 로튼 토마토(유명 영화 평론 사이트)에서 신선도 100%를 한동안 유지하면 호평을 받았다. 

스토리 전개는 탄탄하지 않고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도 보이지만, 영화 내내 나오는 음악과 장면을 조화롭게 섞은 연출이 뛰어나다. 

액션 장면에서는 배경음악과 총소리, 자동차 엔진 소리, 등장인물의 액션까지 하나로 어우러져 ‘113분의 뮤직비디오’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자동차 액션 장면은 실제 애틀랜타 도심을 통제하며 촬영했다 [출처: 소니픽처스코리아]

음악 자동차 액션 영화답게 러닝 타임 내내 수많은 차가 나온다. 

영화 시작부터 등장해 베이비의 손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빨간색 스바루 임프레자 WRX부터 박사의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쉐보레 아발란치, 1954년형 캐딜락 엘도라도 등 자동차를 보는 재미도 가득하다. 

또 애틀랜타 도심의 도로를 통제하며 촬영한 대낮의 추격 장면은 실제 은행 범죄가 밤이 아닌 낮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실성을 높인다. 

화려한 액션을 자랑하는 자동차 스턴트도 실제 거리에서 찍어 사실적인 장면을 보여준다. 

스바루 임프레자 WRX는 랠리에서 명성을 얻었지만 아쉽게도 2008년 스바루는 랠리에서 철수했다 [출처: 스바루]

영화 시작을 알리는 초반 추격 장면의 주인공은 빨간색 스바루 임프레자 WRX다. 

영화에 등장한 모델은 2세대 임프레자 WRX로 역대 임프레자 중에 가장 널리 알려진 모델이다. 

임프레자는 스바루가 차세대 중형차와 WRC(FIA World Rally Championship)에 출전하기 위해 제작했다. 

1991년 대회부터 적용된 개정안으로 그동안 참가했던 레거시가 더는 출전할 수 없어 앞바퀴굴림을 바탕으로 한 네바퀴굴림 모델을 개발했다. 

랠리에서 명성을 얻으며 유명해졌지만 2008년 철수한 이후 점차 관심에서 벗어났다. 

현재 5세대 모델이 나오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스바루가 철수한 상태라 이 차를 한국에서는 만나볼 수 없다. 

수평대향 2.5L 엔진은 최고출력 230마력, 최대토크 32.6kg·m를 발휘한다

임프레자 WRX는 기본 임프레자와 달리 수동변속기와 개량된 고강성 섀시를 사용했다 [출처: 스바루]

2세대 임프레자 WRX는 기본 임프레자와 달리 개량된 고강성 섀시(GDB)를 사용하고 6단 수동변속기를 장착했다. 

일본에는 수평대향 4기통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이 장착되지만, 미국 시장에는 2.5L 엔진이 장착돼 최고출력 230마력, 최대토크 32.6kg·m를 발휘한다. 

영화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임프레자 라인업 중 고성능을 담당하는 WRX STi 모델은 최고출력 280마력, 

최대토크 40.0kg·m를 발휘하는 2.5L 엔진과 거대한 리어 윙 등으로 일반 모델과 차별화된다. 

영화를 위해 각기 다른 개조를 한 임프레자 WRX 4대를 준비했다 [출처: 소니픽처스코리아]

 빨간색 임프레자 WRX는 특별하지 않아 더욱 사실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출처: 소니픽처스코리아]

바퀴를 미끄러트리며 드리프트를 하고 좁은 골목을 요리조리 빠져나가며 경찰을 따돌리며 전천후 성능을 뽐내는 장면을 보며 임프레자 WRX에 혹할지 모른다. 

사실 이 장면을 위해 4대의 임프레자를 준비해 각 장면에 맞게 개조를 거친 차를 사용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임프레자 WRX는 평범하다. 최신형도 아니고 2006년 모델로 특별하지 않다. 

빨간색이지만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어 주인공 일행을 쫓는 헬리콥터도 주변 차를 이용해 쉽게 따돌린다. 

액션 영화의 특성상 좀 더 눈에 띄는 차를 등장시켜도 됐을 것 같은데, 

아마도 감독은 사실적인 장면과 데보라를 만나기 전 공허한 베이비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이 차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서버번을 바탕으로 한 아발란치. 2006년 2세대를 끝으로 단종됐다 [출처: 쉐보레]

영화에선 사라지는 운명이지만, 실제로는 5세대까지 나오며 북미 시장에서 인기가 높다  [출처: 램]

베이비가 새로운 일당과 현금 호송차를 터는 장면에서 타고 있는 차는 쉐보레 아발란치다. 

픽업트럭의 고장 미국답게 영화의 액션 장면에 등장하지만 아발란치는 사실 정통 픽업보다는 SUT(Sport Utility Truck)라 할 수 있다. 

국내 자동차와 비교하면 봉고나 포터가 아니라 렉스턴 스포츠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아발란치는 서버번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2001년 1세대를 시작으로 2006년 2세대가 출시했지만 2013년을 끝으로 단종됐다. 

한 가지 재미난 점은 베이비 일행을 추격하며 방해하는 닷지의 램 1500은 영화에서 결국 부서지며 사라지지만 

현실에서는 미국 픽업 시장의 인기 차종으로 현재 5세대까지 나오며 인기리에 판매 중이다. 

링컨 컨티넨탈 쿠페는 베이비에게 행복을 주는 안식처다 [출처: 링컨, 캐딜락]

캐달닥 엘도라도는 이름처럼 베이비가 데보라와 꿈꾸는 이상향을 보여준다 [출처: 링컨, 캐딜락]

영화에 나오는 자동차가 모두 범죄에 사용되지는 않는다. 베이비와 데보라의 관계가 발전되고 사랑이 깊어질 때 오래된 캐딜락과 링컨이 등장한다. 

먼저 6세대 링컨 컨티넨탈 쿠페는 베이비가 데보라와 데이트를 하고 키스를 나누는 장소이자 양아버지와 이별을 준비할 때 함께하는 공간이며, 

베이비가 행복할 수 있는 안식처이기도 하다. 

베이비가 원치 않는 결정을 내릴 때와 마지막 엔딩에서 흑백으로 등장하는 차는 캐딜락 4세대 엘도라도 컨버터블이다. 

엘도라도의 뜻은 ‘황금이 넘치는 곳’으로 베이비의 꿈을 대변한다. 

사랑하는 데보라와 함께 하는 것이 옛날 스페인 정복자들이 황금도시를 찾아 목숨을 걸었던 것처럼 어려운 일임을 암시한다. 

자동차, 액션, 음악을 한데 엮어 스릴 넘치는 장면을 보여주는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 [출처: 소니픽처스코리아]

영화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자동차 외에도 닷지 챌린저 핼켓, 새턴 아우라, 쉐보레 블레이저, 메르세데스-벤츠 S550 등 여러 차들이 등장한다. 

베이비 드라이버에 등장하는 차는 한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바로 미국에서 가장 많이 도난당하는 차라는 것으로, 그만큼 미국에서는 친숙한 차들이라 할 수 있다. 

베이비 드라이버에 나오는 차는 그저 주인공을 도와주는 도구가 아니라 영화 전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이 영화는 자동차와 액션, 음악이 한데 어우러져 시원한 액션을 마치 뮤직비디오처럼 맘껏 감상할 수 있는 매력적인 영화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