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영화 속에서 이야기의 흐름을 이어주는 큰 역할을 하고 빼놓을 수 없는 생동감 넘치는 액션신을 담당하기도 한다.
그만큼 스크린 속에서 차가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인물의 성격이나 분위기에 맞춰 적절한 차가 등장하며 관객은 차를 보면서 앞으로의 전개 과정까지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영화 ‘6 언더그라운드’ [출처: 넷플릭스]
영화 ‘6 언더그라운드(6 Underground, 2019)’는 개인의 모든 기록을 지우고 죽음으로 위장해 고스트가 된 6명의 팀원이 학살을 일삼는 독재자를 끌어내리는 혈투를 그린다.
감독은 ‘나쁜 녀석들’, ‘더 록’, ‘트랜스포머’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마이클 베이가 맡았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화려한 연출을 위해 화면 안의 모든 것을 부수고 폭파하는 것으로 유명해 국내에서는 ‘파괴지왕’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이클 베이 감독 특유의 액션과 파괴를 감상할 수 있다 [출처: 넷플릭스]
영화는 마이클 베이의 명성답게 보는 내내 화려한 액션과 부서지고 폭발하는 장면이 나온다.
총알과 폭발이 난무하는 자동차 추격전과 안전장치 없이 주위 지형이나 건물, 사물을 이용해 이동하는 파쿠르 액션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또한 라이언 레이놀즈, 멜라니 로랑, 벤 하디 등 유명 출연진이 열연을 펼친다.
영화 6 언더그라운드 속에서 자동차는 큰 의미를 갖지 않지만 액션을 담당하는 큰 축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영화는 피렌체 시내를 질주하는 알파로메오 줄리아로 시작한다 [출처: 넷플릭스]
영화는 피렌체 시내를 질주하는 자동차 추격전으로 시작한다.
배경이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도시이기 때문일까?
이탈리아 태생의 자동차 브랜드 알파로메오의 줄리아가 주인공 일행을, BMW, 벤츠, 아우디 등 독일 브랜드 차량은 적을 태우고 그 뒤를 쫓는다.
알파로메오는 1910년 밀라노에서 설립돼 올해로 창립 110주년을 맞은 역사가 깊은 자동차 브랜드로 현재 FCA 그룹 산하에 있다.
줄리아는 1978년 단종 후 약 40년 뒤 화려하게 부활했다 [출처: 알파로메오]
콰드리폴리오는 알파로메오에서 고성능을 담당하는 트림이다 [출처: 알파로메오]
주인공 일행을 태운 자동차는 알파로메오의 줄리아의 고성능 버전인 콰드리폴리오 모델이다.
알파로메오의 콰드리폴리오는 BMW의 M, 메르세데스-벤츠의 AMG와 같은 고성능 버전을 의미한다.
줄리아는 BMW 3시리즈, 벤츠 C클래스, 아우디 A4와 같은 D세그먼트에 속하는 콤팩트 세단이다.
1962년 줄리아 T.I로 시작해 1978년 단종된 후 40여 년이 지난 2016년,
강력해진 성능과 디자인을 무기로 그해 ‘골든 스티어링 휠 어워즈(Golden Steering Wheel Awards)’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에 뽑히는 등 화려하게 부활했다.
V6 2.9L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 페라리의 엔진을 다듬어서 만들었다 [출처: 알파로메오]
네잎클로버 로고는 콰드리폴리오의 상징이다 [출처: 알파로메오]
줄리아 콰드리폴리오는 V6 2.9L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510마력을 내뿜는다.
8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9초 만에 가속한다. 줄리아 콰드리폴리오의 엔진은 태생부터 남다르다.
페라리의 V8 트윈터보 엔진에서 2기통을 덜어내 만든 것으로 부품 대부분을 페라리와 공유한다.
덕분에 양산형 스포츠 세단에서 페라리의 감성과 힘을 느낄 수 있다.
알파로메오의 특징인 역삼각형 그릴을 적용한 줄리아 콰드리폴리오 [출처: 알파로메오]
영화에 나오는 드리프트 레버는 개조 장치로 양산형 모델에서는 볼 수 없다 [출처: 알파로메오]
보닛 속에는 엄청남 힘을 자랑하는 엔진이 숨어있지만, 겉모습은 귀엽다.
알파로메오의 특징인 역삼각형 그릴은 헤드램프와 함께 보면 눈을 게슴츠레 뜨고 입을 벌린 듯한 이모티콘이 저절로 연상된다.
참고로 이 차의 실내가 나오는 장면에서 스티어링 휠 옆으로 길게 나온 레버를 볼 수 있는데 이는 드리프트를 위한 장치다.
레버를 당기면 후륜 브레이크에 추가로 달린 전용 캘리퍼가 작동해 차 뒤쪽을 미끄러지게 한다.
영화를 위해 개조된 장치로 실제 판매되는 양산차에서는 볼 수 없다.
1세대 아우디 A7은 눈 깜짝할 사이에 파괴된다 [출처: 아우디]
주인공 일행을 뒤쫓는 차들은 다양하다.
마세라티, BMW, 아우디, 벤츠 등 다른 영화에서 주인공이 타고 다닐 법한 차들이 적을 태운다.
이들은 감독의 의도에 따라 몇 장면 나오지 않았지만 하나같이 장렬하게 부서지고 폭발한다.
아우디 A7의 경우 등장한 지 몇 초 지나지 않아 공중으로 떠올라 부서지고 만다.
같은 이탈리아 출신이자 한집안 식구인 마세라티를 제외하면 전부 등장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장렬하게 산화한다.
물론 마세라티도 결과는 같지만 좀 더 오래 보인다.
5세대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2003년 처음 선보였다 [출처: 마세라티]
5세대 BMW 5시리즈(E60) [출처: BMW]
한 가지 재미난 점은 주인공의 차는 최신형 모델이지만 추격전에 사용된(실상은 부서지고 폭파되는) 적들의 차는 한두 세대 전의 모델이다.
영화에 나오는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는 5세대 모델로 2003년 처음 선보인 후 2012년까지 생산됐다.
현재 판매되는 모델은 6세대다.
아우디 A7도 1세대(현행 모델은 2세대)이며 BMW 5시리즈는 코드명 E60으로 불리는 5세대 모델이다(현행은 7세대).
산산조각이 나는 운명이기에 최신형보다 제작비가 적게 드는 구형 모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6 언더그라운드는 화려한 볼거리와 시원한 액션을 자랑한다 [출처: 넷플릭스]
폭발하고 부서지는 자동차를 영화 내내 볼 수 있다 [출처: 넷플릭스]
앞서 말했듯 6 언더그라운드에서 자동차는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
하지만 20분이 넘는 오프닝 추격전에서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하고 영화에 푹 빠져들게 하는 큰 역할을 한다.
이 영화는 등장 인물간의 개연성이 부족하고 전개 흐름과 맞지 않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 등 작품성이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내용이 복잡하지 않고 화려한 볼거리와 속도감 있는 전개를 원하는 이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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