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영화 속에서 이야기의 흐름을 이어주는 큰 역할을 하고 빼놓을 수 없는 생동감 넘치는 액션신을 담당하기도 한다. 그만큼 스크린 속에서 차가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인물의 성격이나 분위기에 맞춰 적절한 차가 등장하며 관객은 차를 보면서 앞으로의 전개 과정까지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사진 출처: 영화 기생충]
지난해 5월 개봉한 영화 ‘기생충(PARASITE, 2019)’은 봉준호 감독을 명장의 반열에 올린 작품이다.
현대 사회의 신분 계층 문제를 특유의 유머와 혜학, 풍자로 풀어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인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영화 기생충은 한국 영화 최초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국제영화상, 각본상을 수상하며
65년 만에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석권하는 쾌거를 거뒀다.
[사진 출처: 영화 기생충]
영화 기생충 속에서 자동차는 큰 의미를 가지거나 주역으로 등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영화를 구성하는 소재에 있어서 꼭 필요한 부분에 등장하며 나름 신스틸러 역할도 자처한다.
무엇보다도 국위선양을 이뤄낸 영화인 만큼 이번 ‘영화 속 자동차 이야기’에서는 기생충 속의 자동차를 살펴봤다.
[사진 출처: 영화 기생충]
기생충의 간단한 줄거리는 이렇다.
전원 백수로 살 길이 막막하지만 사이는 좋은 기택(송강호)네 가족이 있다.
이 가족의 장남 기우(최우식)는 명문대생 친구(박서준)가 연결시켜 준 고액 과외 자리를 넘겨받게 된다.
모처럼 싹튼 고정수입에 대한 희망과 온 가족의 기대 속에서 박 사장(이선균)의 집으로 향하는 기우.
이후 하나 둘씩 가족의 수입을 책임질 만한 일자리를 꿰차게 되면서 그 속에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이 펼쳐진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기함, S클래스]
영화 속에는 검정색 고급 세단이 인상 깊게 나온다. 심지어 자주 등장하는데 바로 대저택의 주인인 박 사장의 차다.
송강호가 운전기사로 모는 이 고급차는 메르세데스-벤츠의 플래그십 세단인 S클래스다.
S클래스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최상위 모델로 이른바 회장님 차로 통한다.
사실 최고급 럭셔리 세단으로는 벤틀리나 롤스로이스, 메르세데스-마이바흐도 있지만 S클래스는 예나 지금이나 부유층에게서 변함없는 사랑을 받는 모델이다.
벤츠라는 브랜드가 갖는 상징성에 최고급 모델이라는 자부심이 더해져 실제로 회장님뿐 아니라 젊은 사업가들에게도 워너비 차가 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이러한 인기는 판매로 직결됐고 실제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S클래스의 국내 판매량을 살펴보면, 2017년 6,483대에서 2018년 7,011대로 8%가량 늘었고, 지난해는 살짝 감소했지만 그래도 6,500대 이상 팔렸다.
지난해 르노삼성 SM7과 SM5의 1년 판매대수를 합친 것보다도 많은 판매량이다. 업계에서는 1억원이 넘는 플래그십 세단이 이처럼 많이 판매된 데에는 모델의 헤리티지와 브랜드의 인지도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S클래스는 1951년 전신인 220(W187) 모델 이후 벤츠의 혁신 기술이 항상 먼저 탑재되며 럭셔리 프리미엄 세단을 대표하는 모델로 자리매김해오고 있다.
약 70년 동안 쌓아온 정통성과 독일 프리미엄 세단의 품질에 대한 믿음이 국내에서도 판매 호조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진 출처: 영화 기생충]
그렇다면 영화 속에서 S클래스는 제품 외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우선 이 차는 영화에서 단순히 빈부격차를 상징하는 공간이 아니라 사장(이선균)과 운전사(송강호)가 선을 넘나드는 장소의 역할을 한다.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묘한 감정이 뒤섞이기도 하고 영화 클라이맥스에서는 운전사가 박 사장을 살해하는 도화선이 된 냄새가 처음 등장하는 곳도 바로 이 차 안이다.
영화를 이끄는 데에 무척 중요한 소재이며 이 정도면 신스틸러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레인지로버 벨라]
늘씬한 고급 세단 외에 박 사장 가족이 여행을 갈 때 등장하는 차가 한 대 더 있다. 성공한 이들의 여유를 보여준 차는 랜드로버의 최상위 SUV 제품인 ‘레인지로버’, 그 중에서도 고급감을 강조한 ‘벨라’다.
폭우로 캠핑을 망친 뒤 비바람이 몰아치는 도로를 거침없이 헤치며 기생충들이 점령한 자신의 대저택으로 거침없이 돌아오는 장면은 이 차의 능력을 잘 보여준다.
[레인지로버 벨라의 고급스러운 실내]
실제로 레인지로버는 막강한 오프로드 주행 능력과 최고급 세단의 안락함을 겸비한 세계 최초(1970년 첫 출시)의 럭셔리 4륜구동 자동차다.
이 차에 장착된 전자동 지형반응시스템은 현재 도로 주행 조건을 분석하고 가장 적합한 지형 프로그램을 자동 선택해줘 어떤 환경에서도 최상의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가격은 1억원이 훌쩍 넘어 소득 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구매하는 차로도 알려져 있다.
[미니 쿠퍼]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차들은 차량 협찬이나, PPL 광고로 연을 맺고 출연하지 않았다.
순수하게 제작진의 선택에 의해 등장했다는 후문이다.
앞서 설명한 두 차종 외에도 생일잔치에 지인들이 오면서 3세대 신형 미니 쿠퍼도 잠깐 등장한다.
[사진 출처: 셔터스톡]
이렇듯 봉준호 감독은 단지 극과 잘 어울리는 차를 구해서 스크린에 활용했을 뿐이다.
그런데 이 영화가 세계적으로 대박이 났으니 자동차 회사들의 입꼬리가 귀에 걸렸다.
별도의 마케팅 예산을 쓰지 않고도 최고의 홍보 효과를 누린 셈이다. 이유야 어찌됐든 이번 ‘영화 속 자동차’에서 세계적인 명작 반열에 오른 한국 영화를 소개할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가슴이 뿌듯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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